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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서신6>반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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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요즘 연일 야구이야기로 나라가 온통 축제분위기입니다. 야구야 이길 수도 질수도 있는 것이지만 우리 국민들이 흥분하는 것은 아마 ‘향후 30년 동안은 한국이 일본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한 일본의 망언과 계속되는 주최국 미국의 추태에 대한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미국은 고사하고 일본도 당분간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아니 어쩌면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일종의 숙명처럼 여겼던 일들을 극복하고 있는 우리 대표팀의 경이로운 모습에 대해 온 국민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이지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00년 야구역사가 다시 써지고 있다고 세계의 유수언론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역사는 바로 이러한 숙명을 거부하는 저항에서부터 진보해 왔습니다. 주어진 객관적인 조건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잘못된 조건이라면 주체적인 힘으로 이를 저항하며 객관적인 조건을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라고 하는 기로에서 저항의 역사가 바로 노동자의 역사이고 우리사회의 진보를 향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우리 철도노동자들이 만들어 가는 역사도 바로 이러한 숙명을 거부하는 저항의 역사였습니다. 88년 7.26투쟁과 94년 6.23투쟁이 그러했고 2000년 53년간 국가권력에 의해 보호를 받으면서 유지해온 3중층간선제라고 코메디 같은 선거제도를 직선제로 바꾸어 낸 것도 숙명을 거부한 저항의 역사였지요. 2002, 2003년 철도민영화가 세계적 조류인 냥 그것이 우리철도의 숙명인 냥 외치는 천박한 신자유주의 공세에 우리는 정면으로 저항했습니다. 어쩌면 1945년 해방정국에서 우리 철도선배님들은 숙명처럼 여겼던 제국주의자들의 남북분단음모에 맞서 전국적인 총파업을 조직할 때부터 철도노동자들의 오늘의 이 아름다운 저항 정신은 시작되었는지 모릅니다.

2006년 우리는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라고 하는 숙명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정권과 찌라시들의 불법파업 공세에 대한 법적 논리적 대응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간 왜 우리의 파업이 법적으로도 정당한 것인가? 에 대해서는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16일부로 우리가 인정하던 인정하지 않던 중노위의 ‘중재재정’이 결정되어 우리에게 통보되었습니다. 제가 오늘 동지들과 나눌 이야기는 바로 이 중재재정 이후의 우리의 투쟁은 우리의 저항은 어떻게 이루어 질것인가? 에 관한 문제입니다.

사전事前적인 대응으로 우리는 이미 직권중재의 위법성에 대해 정면돌파해 왔거니와 이제 새로운 국면 즉 중재재정 이후의 대응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봅시다.

이번 중재재정의 성격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바 있습니다만 중노위는 나름대로 ‘위법하거나 월권’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 자기들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만 결정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비연고지 전출, 운수분야 순환근무 확대, 자동승진제 폐지’ 등 사측의 단협 개악시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집단적인 노사관계 즉 전임자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지요. 과거 2002년 발전노조의 경우 중재재정서의 1번이 전임자 축소를 결정한 것인데 - 이것 역시 명백한 월권이지만 제대로 된 사후적 대응도 미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 이에 비하면 대단히 양호(?)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공사 측도 이러한 중재재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게다가 우리가 이번 단협을 진행하면서 지난 2004년 12.3 특단협과 2003년 4.20 정기단협을 하나의 단협으로 합본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여 왔습니다. 이것은 단지 우리 노동조합만의 요구가 아닌 체제전환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두 개의 단협이 존재하게 됨으로 이를 합본하지 않으면 자칫 해마다 단협을 갱신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사측의 고민도 함께 포함되어 진행된 것인데 중노위는 이에 대해서는 특단협 갱신 내용이 유효기간 내라는 이유로 중재대상에서 제외하였지요.

따라서 이번 중노위의 중재재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철도노동분쟁사건은 여전히 핵심쟁점에 대한 ‘노사간 의견의 불일치 상태’ 즉 쟁의는 유효한 상태로 유지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 노동조합은 이러한 중재재정이 이미 그 절차에서 중대한 ‘위법성’이 존재함으로 불복하여 소송을 진행할 것이고 이러면 중재재정은 ‘미확정’상태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자 이제 이러한 상황에서 중노위의 중재재정 이후의 우리의 투쟁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재재정 이후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적법한 것인가? 불법한 것인가? 우리의 ‘재파업’불사의지는 과연 ‘뻥카’를 치는 것인가? 아니면 ‘진검승부’를 이야기하는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그 동안 중노위나 노동부의 입장은 중재재정서가 단협과 같은 효력이 있음으로 이 중재재정내용에 불복하여 쟁의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어떠한 판례나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숙명처럼 여겨진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좀 더 ‘법적’으로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노조법 제69조 제70조가 이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제69조 중재재정 등의 확정 규정은 중노위의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이라고 당사자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중재재정은 ‘확정’된다고 하고 있으며, 제70조 중재재정 등의 효력에서는 이러한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중노위의 중재재정의 효력은 정지되지 않으며, 동시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확정된’ 중재재정의 내용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어려우신가요? 가까운 지부나 노조사무실에 가셔서 노동법을 한번 찾아보세요. 아니면 국회 홈페이지에 가셔서 법률정보를 보시거나 하세요. 사실은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근데 좀 ‘아리까리’하시죠. 법 만드는 놈들 참 묘하게 만들어가지고 우리 노동자들 그 동안 피눈물 나게 딱 만들어 놓았지요. 아리까리한 법 해석하는 거 대충 자기들 편할 대로 해가지고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유포시킨 것이죠.

정리하면 이런 거예요. 중재재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때 중재재정은 확정된다. 그리고 ‘확정된’ 중재재정은 단협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러면 소송이 제기되면 중재재정은 ‘미확정’상태임으로 단협과 같은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그런데 소송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중재재정의 효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서 그 동안 중노위는 마치 소송에 의해 중재재정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음으로 이는 단협과 같고 단협이 체결된 이후에도 쟁의행위를 하면 이는 불법이다. 라고 하는 일종의 관념의 이데올로기를 펴왔거든요. 중요한 사실은 ‘중재재정 = 단협체결’ 이 아니라 ‘확정된 중재재정 = 단협체결’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소송에 의해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 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그건 말 그대로 소송에 의해서도 중노위라고 하는 국가기관의 행정처분은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그 유효성을 가진다는 것이지 그것이 곧 단협체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소송에 의해 중재재정의 효력까지 정지된다면 그 사업장에는 단협이 존재하지 않는 ‘무단협’상태에 빠짐으로 이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함이지 이것을 단협의 체결로 주장하는 것은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지요.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즉 여전히 중재재정은 ‘미확정’상태이고 노사간 핵심쟁점은 의견의 불일치상태에서 중재기간이 지난 다음 우리 노동조합의 재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불법화할 도구가 존재할까요? 우리를 불법화할 도구는 이미 무력화되었고 법적으로도 ‘중재기간 15일 동안 쟁의행위 금지’ 이지 중재기간 이후에는 어떠한 제약도 없지요. 악법중의 악법 노동자국가보안법으로 지난 수십년간 우리사회의 건강한 공공부문노동운동을 불법화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지금도 예비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직권중재’를 향한 우리 철도노동자들의 저항은 이제 그 마지막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지여러분
지금까지 이야기가 좀 어려우셨나요. 하지만 너무 걱정 마세요. 동지들은 이미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계십니다. 객관적인 조건에 반응하면서 생존을 유지하는 것이 동물의 세계라면 주체적인 노력으로 저항하는 삶이 인간의 역사이지요. 굴종이 숙명이라면 당당히 저항하겠다고 투쟁에 나선 동지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호사스러운 봄이지만 우리 철도가족 모두모두 입춘에 대길하소서...

동지들과 가까운 곳에서 김영훈 올림.

2006년03월18일 1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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