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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현 - 전 수원역 지부장 |
내 휴대폰으로 직접 고법 승소 소식을 전하는 게 쑥스러워 아내를 통해 전하려는 낙현이의 고법 승소 소식을 나는 다른 이의 문자를 통해서 뒤늦게 알았다.
그가 나에게 원직 복직 소식을 전하려 할 만큼 그는 지금도 나한테 고마워(?)하고 있다. 내 앞가림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지라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 깜냥이 아닌 내가, 가끔, 아주 가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곤 한다. 내가 한 일이라곤, 10년도 훨씬 전에 그에게 철도시험을 보라고 권한 것 밖에 없는데 그는 여전히 나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나에게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철도에 고마워하고 있다.
나에게 철도는 아파트 관리비와 아이들 사교육비를 근근이 대고 있는 생계수단에 지나지 않지만 그에게 철도는 그의 열정과 헌신을 바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남 앞에 그리 잘 나서는 성격이 아닌 그가, 지부장을 자처했던 것도 24시간 맞교대로 상징되는 철도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큰 탓이었다. 아직까지도 ‘그런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들을 만큼 감동적으로 지부장의 역할을 수행하던 그는 지난 2003년 6․28 파업 때 해고됐다.
해고 생활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쉽지 않은 해고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철도에 대한 애정으로, 장애인 ․ 노약자 ․ 서민 등 교통약자들과 함께 하는 철도의 공공적 모델을 제시하였다.
‘철도의 역사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그는 영등포역사에서 근 1년이 다 가도록 아침 선전전을 거르지 않았고 대합실에서 1인 시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간혹 ‘복직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근심어린 이야기를 들을 만큼 철도의 발전적 대안이기도 한 철도의 공공성 강화와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에 주력하던 그가 ‘고법 승소’를 통해 현장에 원직 복직하게 됐다.
그의 원직 복직은 비단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만의 기쁨은 아니다. 그의 원직 복직은 철도에 대한 축복이기도 하다. 해고 생활을 통해 철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의 일단을 보여 준 그의 활동을 되새겨 철학 없이 시류에 우왕좌왕하는 철도 경영진은 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선 먼저 낙현이를 비롯해 6명의 철도 발전 유공자들에 대해 법원이 원직복직을 명 했던 것처럼 철도 경영진들도 철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 다른 나머지 61명의 해고자들의 원직복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뒤늦었지만, 해고 생활을 청산하고 원직 복직 하라는 판결처럼 총각 생활의 청산과 결혼을 강제하는 판례는 없는지 찾아볼 작정이다.
원직 복직을 하게 된 낙현이가 고맙다.
이한주 / 구로열차승무지부



김낙현 - 전 수원역 지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