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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졌듯이 뉴브리지캐피탈은 제일은행을, 칼라일은 한미은행을 매각해서 각각 1조 1800억 원과 7000억 원의 거액을 챙겼다.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에 대한 적대적 합병설을 흘려 주가를 높인 뒤 팔아먹는 수법으로 200억 원 이상을 손쉽게 챙겼다. 또 소버린은 SK그룹과 경영권 싸움을 벌여 1조 원 이상 주식차익을 챙겨 유유히 한국을 떠났다. 현재 KT&G도 칼 아이칸에게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다.
외국계 펀드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띠는 활약을 하는 펀드는 단연 론스타다. 론스타는 강남 소재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해 2천 600억 원의 차익을 챙긴데 이어 조만간 외환은행을 매각해 4조 2천 54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국계펀드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제조업이나 기간산업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을 인수해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회사를 쪼개 재매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유상감자와 무상증자 등을 반복하며 짧은 시간 내에 투자금액을 회수하고 차익을 남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브릿지증권을 인수했던 BIH(브릿지 인베이스트먼트 라부안 홀딩스)와 오리온전기를 인수한 매틀리패터슨, 위니아만도를 인수한 CVC다.
외국계펀드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단기투자이익만을 쫓기 때문이다. 또 거둔 차익에 대한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더구나 이익을 위해서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거나 회사자산을 주저 없이 매각해 버린다. 국내 산업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들을 외국투기자본이라 칭한다.
외국투기자본이 활보하기에 우리나라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 라부안이나 버뮤다, 벨기에 등과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고 있다. 이중과세방지협약은 다른 나라에 법인이 등록돼 있을 경우 시세차익에 대해 과세를 물리지 않기로 한 조세협약이다.
칼라일과 뉴브릿지 캐피탈, 소버린, 론스타 등 대부분 투기펀드들은 조세회피지역인 말레이시아나 벨기에에 각각 법인 등록을 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 해외법인이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라는 사실이 밝혀지거나 국내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되면 세금부과가 가능하다.
최근 들어 국세청과 검찰 등이 세금탈루 여부와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도 문제지만 설사 근거를 찾아내 세금을 부과해도 이들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헤르메스의 불법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미 책임자는 국내를 떠난 상태였다. 검찰이 책임자에 대한 출국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책임자 처벌이나 세금부과는 물 건너갔다.
외국투기자본 횡포의 원인 제공은 정부가 했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투기자본을 아무 규제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 이를 큰 성과인양 떠들어 댔다. 더 나아가 정부관계자들이 나서서 외국투기자본들에게 국내 산업을 상납한 사실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정부 관료들의 개입의혹이 그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KT&G가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민영화 되면 외국투기자본의 공격을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한데 말이다. 오히려 노조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주식상장을 통한 우회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철도공사 역시 민영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마 외국투기자본들은 철도공사의 민영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다. 최고의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신현경 / 노사저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