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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숙(42) 05년입사/용산역 |
고요한 침묵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희정 동지는 알고 보니 사내 커플이고 남편 분은 같은 소속의 황호열 동지다. 남편 분의 후환을 염두에 두고 말씀을 아끼냐는 농담에 “조합에 서울차량 안테나(간부)가 있는데 하고픈 얘기 다 하다가 남편 귀에 들어가면 감당 못할 일 생겨요”라며 “편집 각색 잘해서 남편 맘 상하지 않게 해 주세요”라며 내숭 생략으로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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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례(53) 75년입사/영등포역 |
장갑례 선배의 말을 김희정 동지가 이어 받으며 “철도엔 단협으로 쟁취한 모태․모성보호 제도들이 있는데 형식에 그치고 활성화 되지 못한 게 현실이에요. 정부의 출산장려 시책에 맞춰서라도 철도공사의 적극적 지원과 활성화 방안이 있어야 해요” 진명숙 동지도 한 마디 거들었다. “여성들의 권리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애 안 낳기 투쟁이라도 벌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여성 동지들의 말을 듣다보니 우습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했다. 그들의 말처럼 세계의 여성이 애 안 낳기 투쟁을 벌이더라도 나는 변치 않는 두 아이의 아빠다. 아빠란 사실에 왠지 감개무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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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37) 97년입사/서울차량 |
재미없는 이야기는 지양해 주시란 요청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보니 노동조합 이야기가 나왔다. 거침없는 언변의 포문을 터뜨린 진명숙 동지가 새삼 진지하게 말한다. “세상은 많이 변했는데 노동조합은 더디게 변하는 것 같아요. 요즘 보편적 개인은 이해와 관심이 없으면 꿈쩍하질 않아요. 조합원에게 관심을 끌어내는 특별한 계기와 다각적 매개체가 있어야 합니다. 대중이 조합에 쉽고 편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녹아들지 못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큰 문제이자 낭비인데 새 집행부에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돼요”
이 자리에 모인 여성조합원들은 소주 한 잔에 삼겹살보다 더 훌륭한 안주거리들이 있었다. 세상의 여전한 여성 차별과 소외를 씹으며, 더불어 비정규직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등 세상 모든 차별이 사라지는 그 날 까지 안주삼아 질겅질겅 씹어 없앨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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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숙(42) 05년입사/용산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