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
고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는 그녀는
떨리는 마음으로 출근하면서 최선을 다해 일을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골골거리는 육신뿐
하늘이 주신 귀하디귀한 생명
생리휴가도 마음대로 못쓰고 일을 해야 하는
하다못해 철도공사 직원들에게 주는 무임승차증도 받지 못하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피눈물 나게 하는
그녀는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이 만든 비정규직인형
이 땅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850만이 넘어가고
그 중에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70%가 넘는다
계약직에 위탁직원으로
회사에서도 국가에서도 책임을 지지 않고
같은 직원이어도 남성은 정규직이다
인간의 존엄성까지 내던지며 구걸해야 하는
그녀는 이름도 없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언제 풀지 모르는 가방을 싼다
인간에 대한 예의도 생명에 대한 존중도 없이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만으로도 해고를 당해야하는 그녀는
살아 있는 들 사는 것이 아니라고,
꽃다운 나이 동료들과 손을 잡는다
나란히 차가운 시멘트바닥에 앉는다
고여 있는 속울음 메마른 입술 사이로 터지고
가슴속 불덩이가 숨을 끊을 것처럼 뜨거워진다
붉게 타오르는 그녀, 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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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이는 1971년 해남에서 태어났다.
2002년 계간『시평』 여름호에‘서른여섯 살 꽃’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