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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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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로 날씨도 내 마음도 춥다

조현미 || VIEW : 1985/169
 
조현미 / 서울KTX열차승무지부
2006년 2월 25일, 비번이어서 광주 집에 갔다가 KTX를 타고 올라오는데 승무원이 보이지 않았다. 팀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왜 승무원이 안 보이냐고 했더니 안 탔다고만 한다. 우리가없으니 정신없고 바쁘다고 하신다. 걱정되는 마음에 열차를 둘러보았다. 깨끗했던 차내는 쓰레기와 아이들 우는 소리, 얼큰하게 취하신 고객들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특실 통로에 마련된 셀프식 카터에 떨어진 물품을 채워넣고 정리하였다. 정차역에선 팀장님이 내려와서 도와달라고 하셔서 출입문 상태를 확인하였다. 혼자서 땀 흘리시는 팀장님이 걱정되고 안쓰러웠다.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 승무사무실로 출근 하였다. 미팅룸엔 웬일인지 승무원들이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 그런데 유니폼이 아닌 청바지에 조끼를 입고 있었다. 우리는 25일 그날부터 투쟁지침으로 내려온 준법투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그날 승무를 할 수 없었다. 사복투쟁으로 근무를 저지당했기 때문이다.

2006년 3월 1일,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문차량기지는 너무 추웠고 고생이란 걸 모르고 컸던 나는 추운 게 너무 서러웠다. 난생처음 집 아닌 곳에서의 생활이 추웠고, 사람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추웠고, 하나 둘 떠나는 동지들의 모습을 보는 게 추웠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

뜨거운 여름이 찾아왔다. 지부에서 단체티라며 파란 스머프티를 나눠 주었다. 등에 큼지막이 프린터 된 ‘우리는 KTX승무원입니다’ 라는 글귀가 촌스럽고 부끄러웠다. 스머프티를 입고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그리고 알았다. 등 뒤에 새겨진 말에 의미를. 우리는 KTX승무원이다.

여름이 끝날 때쯤 사랑하는 동지가 떠났다. 사랑하는 동지가 짐을 싸는 모습을 보며, 그 짐이 무거울까 들어주었고, 택시를 잡아 주었다. 그리고 떠나보냈다. 숙소로 돌아오던 길이 얼마나 멀던지…. 엉엉 울면서 돌아왔다.

가을이 왔다. 추석인데 집에 내려가지 않았다. 친척들이 어떻게 됐냐고, 안 되는 거니깐 그만하라고 하는 말이 듣기 싫었다. 부모님께 죄송했다. KTX에서 근무할 때는 차례음식 준비하시라고 봉투도 잊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드렸는데, 그럴 수 없는게 너무 서러웠다.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엄마가 내려오라고 성화셨다. 바쁘다고 다음에 내려가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엄마가,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다.

다시 겨울이 왔다. 처녀귀신이 될뻔한 큰언니가 결혼을 했다. 엄마는 이제 걱정이 없다고 하시며 내 눈치를 보신다. 할 말이 없어 언니에게 축하한다고, 형부에게 축하드린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다시 봄이다.
아직 꽃샘추위로 날씨도, 내 마음도 춥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오늘따라 철길이, 철도가 너무 좋다.


조현미 / 서울KTX열차승무지부

제 575호
2007년03월16일 14: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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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하루라도 빨리 기쁨의 눈물 흘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0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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