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사장 부임 이래 철도공사는 정부 산하 공기업 중 단연 뉴스를 몰고 다녔다. 최근에 보도된 것만 해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말레이시아에 철도 기술 수출, 사장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 월드컵열차 운행시도, 국제철도컨퍼런스 개최, 63빌딩을 빌린 ‘철도의 날’ 기념행사, 그리고 남북철도 시험운행까지 일일이 거론하기에 숨이 가쁠 지경이다. 한가지 더, 3・1절을 맞아 철도공사는 ‘3・1절 기념열차’까지 운행했다. 3・1절 기념 KTX는 도대체 무엇을 기념했는지 궁금하다.
도대체 이놈의 철도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인지, 스타 정치인 출신 사장이 이끄는 철도는 그야말로 좌충우돌, 좌 3보, 우 3보이다. 용산역 역세권을 개발하면 적자를 단숨에 해결한다고 한다. 그런 것 하지 않아도 4, 5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된다고 한다. “정부 지원 없이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불과 몇 년 가지 않아 파산한다.”고 주장한 것이 불과 1년 전인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공사는 노동자들에게도 친절하다. ‘생애설계교육’라 하여 재테크, 창업을 가르쳐 준다. 부업을 하라는 것인지, 고참들은 조만간 옷을 벗길테니 미리 챙겨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비틀거리는 공사 경영진의 발걸음을 보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몇 년간 관찰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려 본다. 철도공사는 인건비를 줄이려 한다는 것, 감원과 노동강도 강화, 외주위탁 확대와 간접고용 노동자의 증대, 철도 공공성의 후퇴와 상업주의적 경영, 철도공사의 비틀거리는 모든 발걸음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적어도 사십도 이상의 독주가 배어 있는 것 같다.
옛말에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했거늘 신자유주의라는 양주는 과거의 민주투사까지 자기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게 하였다. “나는 결코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다.” 억울해서 항변하겠지만 곰곰이 돌이켜 보라. 철도공사 경영진이 가는 그 모든 길이 과거 레이건, 대처, 나카소네를 선조로 하는 신자유주의로 통하지 않는가를.
철도노동자들은 구조조정 공격에 대하여 반격을 선택했다. 철도노동자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로 결정했다. 철도공사 경영진이 비틀거릴지언정 기차는 정해진 궤도를 달릴 것이다. 낙하산은 바람에 따라 착지점이 달라지지만 태풍이 분다하여 기차가 가는 길이 달라지지는 않는 것이다.
사장이 하는 말처럼 “철도노동자의 생산성이 세계적으로 높다”면 더 이상 쥐어짜지 마라. 철도노동자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바람에 빙글 빙글 돌며 떨어지는 낙하산을 가지에 거는 떡갈나무처럼 철도노동자는 의연하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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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의 / 정책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