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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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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과 노무관리 2]
구조조정 공세와 현장간부의 대응

이해관 || VIEW : 73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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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철도를 포함한 공공부문 민주노조운동이 터져 나온 것은 90년대 중반.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인해 민간부문의 임금이 크게 오르자 정부는 전체 임금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90년대 중반 공공부문의 임금 및 예산통제를 대폭 강화한다. 이로 인해 공공부문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빚었고 이는 대중적 불만의 근원이 되었다. 예산통제가 절정에 달했던 이 시절, 복사용지 등의 문구류와 심지어 일부 공구까지도 개인의 돈으로 사 써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민정부는 공직비리를 척결한다며 만만한 하위직 노동자들을 들볶기 시작했고 이는 고스란히 민주노조운동의 대중적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예산통제와 비리척결을 위한 사정은 으레 본사 감사실이 주도하였고 이에 따라 본사 감사실 등 통제기관에 대한 불만은 매우 고조되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선동은 곧바로 노동조합의 힘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렇듯 본사에 대한 불만이 곧 노동조합의 동력이 되던 시절, 현장의 일선 노조간부들은 불만을 선동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히 투쟁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지금도 공공부문 노동조합운동에 전설처럼 얘기되는 KT노조의 엄청난 투쟁동력은 이러한 불만의 즉자적 표현이었다.

그러나 의식화가 아닌 단순 선동만으로 투쟁동력을 만들 수 있던 시절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다. 회사의 통제 체계는 국가 정책에 근거한 중앙 집권적 관료통제에서, 내부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시장 규율 시스템으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과거와 같이 일률적으로 예산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을 내세워 특정 부문에 대한 선택적인 구조조정 공세가 시작되었다. 그 대표적 사례가 114 분사였다.

민영화 이전에 무료였던 114의 경우 기업의 효율성 차원에서 보면 최악이었다. 매출은 0원인데 반해 상대적으로 교환원들이 고령인 관계로 비용은 다른 업무에 비해 월등 높았다. 회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분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퍼부었다. 과거와 같이 전체 노동자들을 상대로 일률적으로 임금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효율성이 떨어지는 특정분야만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공세를 퍼붓는 것이었다. “시대적 대세인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으며 그렇다면 내부 효율화를 위해서라도 114는 분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집중 유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의 공세에 대해 114를 제외한 대부분의 현업에서는 ‘분사 반대’를 위한 꾸준한 선전과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조합원의 직접 관심사가 아니라는 게 핑계거리였다. 막상 분사가 단행되자 그 동안의 익숙했던 방식인 불만을 선동하는 것만으로는 당사자를 제외한 투쟁동력을 더 이상 만들 수 없었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다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부추기는 선동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구조조정 당사자인 교환원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46일간 파업하며 투쟁했지만 전체적인 노조의 힘은 모아지지 못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역간, 세대간 차별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 때 민주노조의 아성이었던 경기지역의 00지부는 모든 투표에서 민주노조에 대한 지지가 80%를 넘기는 것은 물론 집회, 투쟁에도 거의 전 조합원이 동참할 정도로 민주파 우위의 지부였다. 97년 노조 선거, 1차 투표에서도 민주파 지지가 80%를 넘겨 전국 5위를 차지했다. 그러자 노사협력실이 달라붙어 ‘조직개편 과정에서 00전화국을 아예 없애겠다’는 협박을 집중적으로 했고 이에 불안해진 노조간부들이 ‘00전화국을 살리자’며 2차에서는 회사후보에 표를 몰아주었다. 그 결과 2차 투표에서는 00지부의 90% 이상이 회사 후보를 지지하였고 전체 선거에서 그 표의 차이만큼 민주파가 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00지부의 후보들은 매우 인간적이고 의리 있는 간부들이었지만 총체적 계급의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결과적으로 민주노조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노조 현장간부들은 소속지부 혹은 지회의 대표자만이 아니다. 전체 민주노조운동의 일선간부이기도 하다. 따라서 총체적, 계급적 관점을 갖고 활동을 풀어 가야 한다. 결코 자기 소속 지회의 불만을 중앙에 전달하는 것이, 혹은 소속 조합원의 불만사항을 선동하는 게 현장 간부의 역할 전부가 아니다. 회사의 총체적 구조조정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불만이 집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서, 세대의 조합원을 설득해서라도 총체적인 노동전선에서의 힘을 만드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소속 조합원의 직접적 불만 선동에만 의존하는 현장간부들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시대 오히려 조합원들을 퇴행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총체적 관점 하에서 자신의 실천을 만들어 가는 현장간부 없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투쟁은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것이다.


이해관 / 한통 해고동지

미분류호
2006년06월19일 6: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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