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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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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칼럼 1]
버려라. 그래야 얻을 것이다

김영훈 || VIEW : 2162/342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그러하였듯이 새로운 일을 도모할 때에는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임금협상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투쟁의 과제, 산별노조 건설과 조직내부를 혁신해야 하는 조직적 과제, 한미FTA와 노사관계로드맵 등 전체 민중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굵직한 현안들이 올 하반기에 놓여있습니다. 06년 하반기 우리 철도노동자들 앞에 놓인 과제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제출된 과제가 중요하고 무거운 만큼 이를 돌파해야 하는 우리들은 으레 두려움이 앞설 수도 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민주철노의 배에 함께 하고 있는 2만 5천 조합원들이 암초들과 파도를 헤치고 무사히 항해를 마칠 수 있도록 배를 정비하고 항로를 예측하는 마음으로 하반기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을 성과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관건은 결국 구성원들이 당면 사업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면서 결정된 계획에 대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 있게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기업별의식의 벽을 넘어 연대의식의 복원은 올바른 입장과 관점을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대의식의 복원은 제출되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전제가 되지만 각각의 사안에 따라 예상되는 내부적 분열공작을 분쇄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우리 노동조합에서 전개하고 있는 비정규직투쟁을 두고 일부에서는 “우리공사 직원이 아닌데 왜 우리 노조가 지원해야 하느냐?” 심지어 “당신이 우리공사의 위원장이 맞느냐?” 라고 몰아 부칩니다. 정규직 조합원들 앞에 떨어진 외주화공세도 막아내지 못하면서 KTX투쟁에만 매달린다고 쌍심지를 켜댑니다.
    KTX 승무업무의 외주화가 가능하다고 인정한다면 정규직의 업무 중 과연 어떤 업무가 외주화가 불가능할까요? 물론 정규직들 앞에 닥친 외주화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보다 열심히 하라는 주문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주장들의 이면에는 여전히 뿌리 깊은 기업별의식이 있습니다. ‘우리 공사의 직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노조의 조합원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예는 장애인, 노약자들을 위한 요금할인을 유지하고 KTX요금을 인하하라는 철도공공성강화를 위한 투쟁과정에서도 나타났었습니다. “우리 공사의 수입을 깎아먹는 주장을 하는 노조가 누구를 위한 조직이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민영화의 거센 신자유주의 공세를 막은 것은 ‘공공철도를 지켜서 국민 모두가 저렴하고 안전한 철도를 이용하게 하자’ 라고 하는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통해서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연대의 끈을 놓고 민영화의 길을 걸어갔던 다른 공기업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기업별의식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직종의식입니다. 우리나라를 병들게 했던 지역주의처럼 이러한 직종간 분열의 논리가 임금협상을 앞두고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은 대단히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지배구조를 바꾸는 전체 조합원들의 단결된 투쟁을 힘있게 전개하지 못하고 각각의 불만을 내부 동료의 탓으로 돌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 우리가 저 직종보다 적게 받아야 하는가?’ 가 아니라 교대가 교번을 이해하고 교번이 일근 동지들을 이해하는 임금교섭투쟁이 되어야만 진정으로 우리는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눈을 돌리지 않는 노동운동, 아래로부터의 연대를 포기한 노동운동, 천박한 상업주의 논리에 포섭되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노동운동에는 미래가 없으며 그 결과는 참담하였음을 우리 역사는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러한 기업별의식과 직종의식은 마약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버려라 그래야 얻을 수 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것이 2만 5천 전 조합원 동지들과 제가 올 하반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나침반입니다. 직종의식을 버리고 얻을 철도노동자 총단결의 바람, 기업별의식을 버리고 얻을 더 크고 더욱 강력한 산별노조의 배, 정권과 자본의 공세에 함께 투쟁해 나갈 민중진영과 하나되는 연대의 힘. 이것이 있다면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앞으로 닥칠 구조조정 공세를 맞서 두려움 없이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06년 하반기 우리가 버려야 할 낡은 것은 무엇이고, 얻어야 할 새 희망은 무엇입니까?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김영훈



제 565호
2006년08월05일 17: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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