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열차를 타고 도시로 시골로 떠나는 여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열차의 진동에 몸을 싣고 차창 밖의 풍경에 매료되어 달려보자.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강릉행 열차를 타면 처음의 설레는 마음도 잠시일 뿐 곧 지루해진다. 잠을 청하고 잠마저 지루해져 창밖을 본다. 굽이굽이 터널을 지나고 깎아지른듯한 벼랑과 교각 위를 달리는 열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온다. 작은 역에서는 역무원이 푸른 깃발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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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전부터 통리까지의 험한 고갯길을 열차는 S자로 돌며 힘겹게 올라간다. |
지루한 시간 때문에 여행객들은 달리는 방향에 무관심한데 열차는 경사가 심한 선로로 슬그머니 내려간다.
이곳이 ‘스위치백’, 세계 유일의 구간이라고 한다. 태백산맥의 준령을 넘는 열차가 급경사를 오르지 못하여 지그재그로 앞으로 갔다 뒤로 가는 방식으로 경사를 이용하여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다.
이곳은 석탄으로 흥하고 석탄으로 쇠락한 도시 도계를 지나 나한정부터 흥전까지 이어진 철길이다. 흥전부터 심포리역 통리까지 또한 열차가 S자로 돌며 힘겹게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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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기차는 나한정을 거쳐 동해쪽으로 내려가고 오른쪽의 기차는 심포리를 거쳐 태백산맥을 넘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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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구배 때문에 살사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기차는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 |
스위치백을 지나 심포리역을 지나면 벼랑이 순간 스쳐 지나는데 이곳이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곳이다. 오십천의 발원지인 미인폭포가 있는 곳이다. 물론 통리방향에서 열차를 타고 차창 밖 풍경을 보다보면 엄청난 괴암절벽을 멀지만 한눈으로 볼 수도 있다. 이곳은 열차가 산비탈을 S자로 돌기 때문에 20분 후면 똑같은 장소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스위치백의 추억도 곧 사라질 운명이다.
지금 철도공사는 이 스위치백을 없애고 터널을 뚫는 공사를 하고 있다. 앞으론 어두운 터널을 지나 태백산맥을 넘어야 하는 을씨년스런 열차여행을 해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스위치백이 사라지기 전에 한번쯤 추억의 철길을 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조연호 / '철도노보' 편집팀



흥전부터 통리까지의 험한 고갯길을 열차는 S자로 돌며 힘겹게 올라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