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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울기로 했다.
사소한 것에서도 엄마 아빠의 기분을 맞춰주려 했던 유정이의 ‘센스’ 쯤으로 웃어넘길 수도 있었지만 나는 유정이가 왜 특정 정당을 미워하는지 물었다. 아내와 내가 특정 정당을 싫어하고 반대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생략된 채 싫어하고 반대하는 소리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엄마 아빠가 싫어하고 반대한다고 해서 유정이도 용우도 덩달아 반대하거나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논리로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반대하거나 참여했으면 좋겠다.
젊을 적 즐겨 암송했던 정희성 시인의 시구처럼 ‘행여 가난에 주눅들지 않고/ 미운 놈 미워할 줄 아’는 아이들이기를 바랬다. 가난으로 상징되는 불편이나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다면 잘못된 체제나 제도, 사물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으리라. 세상과 사람에 대해 좀 더 폭 넓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싫어하고 반대한다는 의사 표현이 맹목적이거나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고 상대방 앞에서 왜 싫어하는지를 당당히 밝힐 만큼의 자신감과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킬 만큼의 논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혹이 넘은 내게도 쉽지 않은 걸, 이제 초등학생인 유정이와 용우에게 요구하는 것이 조바심이라는 걸 왜 모르겠는가. 제 자신은 ‘바담 풍’하면서 아이들만큼은 ‘바람 풍’으로 올바르게 발음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헛된 꿈이기에, 나는 오늘도 헛된 꿈을 꾼다, 수박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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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주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2년 윤상원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평화시장」, 시와 산문을 엮은「너희들 키만큼 내 마음도 자랐을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