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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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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노동자 철학]
어떻게 살 것인가

편집팀 || VIEW : 1793/288
 
    부탄이라는 나라를 아십니까?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는 인구 65만의 작은 왕국. 히말라야 산맥에 있기에 농업과 목축업이 주산업인 나라. 이 나라는 전통적인 자급자족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탄의 거의 모든 국민이 의식주에 부족함이 없고, 정교하고 세련된 미술품과 음악을 즐기며, 또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보다 가족이나 친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은 부탄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축에 드는 나라로 꼽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현대경제학에 비춰보면 부탄의 행복은 통화가치로 계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GDP가 집 없는 부랑아와 같은 수준의 국민들이 모인 나라.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부탄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삶을 이어가는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의 아이들
    이와는 달리 한국은 GDP 2만 달러를 적어도 2008년도에는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0년이 되면 GDP는 5만 달러에 육박하여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합니까? 적어도 경제적 지표에 따른다면 우리는 부탄보다 몇 십 배, 아니 몇 배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아야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정반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물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오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무슨 성스런 종교인도 아닌데 정신적 만족을 최선의 행복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야 합니다. 친구들과 술 한 잔 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가족들과 시간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뭐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합니다. 왤까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한미FTA입니다. FTA는 말 그대로 자유무역협정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유스럽지 않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제국은 세계경제 지배를 위한 자신의 포석을 하나 둘 차분히 두어가고 있는 과정이고, 우리 정부는 국민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도대로 질질 끌려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얼마 전 국정홍보처에서 만들어 방송에 쏘아댄 FTA 지지광고는 이 정부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FTA는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약속된 미래가 절망의 미래임을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FTA가 약속하는 미래는 절망의 미래

    세계 신자유주의 질서로의 편입은 국내 재벌과 몇몇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많은 이익을 약속하겠지만, 대다수의 민중을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르게 할 것이 자명합니다. 1차산업의 붕괴는 말할 것도 없고 3차산업인 서비스업도 위험천만한 낭떠러지 신세가 될 것입니다. 세계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삭감해야 하고, 수많은 실업을 방관해야 합니다. 자연에 대한 배려는 후퇴되어야 하고, 복지는 멈춰야 합니다. 그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면 그것이 누구를 위한 냉엄한 현실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다시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시점에 와있습니다. 북반부를 살찌우게 하기 위해 남반부가 희생되는 세계화전략은 더 이상 우리의 살 길이 아닙니다. 일부의 기업과 부유층을 더 잘 살게 하기 위해서 대다수의 민중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신자유주의 전략이 더 이상 우리의 선택이 될 수는 없습니다. 환산되는 돈 몇 푼 때문에 환산되지 않는 우리의 행복을 양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자유주의 전략, 일부 부유층을 위해 대다수를 절망의 나락으로

    그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구조적으로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운동이 되어야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세계의 경제 속에 자신을 편입시킴으로써 행복해질 것이라는 헛된 믿음을 약속하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대한 거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화로운 삶」을 쓴 니어링 부부는 민중의 가난과 불행은 민중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무능한 자본주의체제에서 기인된 것임을 고발하면서 될 수 있는 한 그로부터 독립되어 살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대안은 예상외로 소박한 것입니다. 첫째, 먹고 입는 것을 될 수 있는 한 자급자족하며 살 것. 둘째, 돈 버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살지 말 것. 셋째, 있는 수준에서 살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말 것. 이러한 태도는 그들로 하여금 적지만 꼭 필요한 노동으로 생활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시간에 사회활동과 취미생활의 풍요를 약속했으며,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신주의와 욕망의 경제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여 다시 묻습니다. 행복하십니까? 아니라면 어떻게 살 것입니까?


김경윤 /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운영위원


제 565호
2006년08월05일 17: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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