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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5호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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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
- 내 아이에게

현원일 || VIEW : 3523/292
 
    우기에 접어든 회색의 도시에 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녹음과 습기가 일상에 찌든 피로를 조금은 덜어주는 듯합니다. 북한 미사일 사태를 보면서 골리앗에게 저항하는 다윗의 돌팔매가 떠올랐습니다. 골리앗 편의 힘 있는 세력들의 호들갑이 어찌 북한 미사일에만 해당하겠습니까?

    비정규직, 농민, 다수의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정부와 재벌 언론 등 골리앗들이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새로운 시비도 그렇고요. 전교조의 싸움이, 비정규직, 농민의 싸움이 어찌 그들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겠습니까? 야만적 시장의 불공정한 손에 교육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 그래서 싸우는 것인데, 정말이지 억울합니다. 사교육비, 전세가 급등에 서민들은 삶의 희망을 잃고, 분노는 쌓여만 가는데 정부와 시장주의자들의 무책임한 정책과 왜곡된 여론이 노동자 서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가족 붕괴나, 저출산율 같은 사회현상도 개개인의 의식 문제가 아니라, 이렇듯 인간을 더욱 황폐하고 비인간화하는 교육과 노동, 사회의 구조에서 연유한 필연적 귀결입니다.

    식사도 제 때 못하고 늦은 밤까지 학습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고등학교 다니는 내 아이에게 가끔 주입식 멘트 몇 마디로 아이와 소통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아비는 어떤 존재일까요? 이전처럼 외식 한 번 변변히 못하고, 가끔 잠자리에서 제법 깊은 이야기도 나누었던 과거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관계의 단절은 갑자기 오기도 하지만 서서히 모르는 사이에 굳어져 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순간 저를 아찔하게 합니다. 단절의 회복은 몇 배 이상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입시에서 자유롭고, 더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갈 힘을 키워주는 것이 교육이라 믿으며 운동한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정작 내 아이의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아비의 삶의 모순을 아이와 이야기해야겠습니다. 학생들의 삶이 내신경쟁에 수능, 대학별 고사까지 삼중고(‘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내몰리고, 외고 신설, 자립형 사립고 확대, 공영형 혁신학교로 중학교 아이들은 물론, 국제중학교 설립과 각종 영어 캠프로 초등학생들까지 입시대열에 줄 세우는 현실, 저출산과 가족의 위기에 대해서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야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아이와의 대화를 복원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먼저 이렇게 말하렵니다. “얘야! 내가 힘이 없구나. 그렇지만 이것만은 약속하마! 이 아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거대한 골리앗과 싸울 것이다. 그러다 보면 골리앗도 힘이 빠지고 우리의 돌팔매의 위력도 살아날 때가 오겠지! 질긴 놈이 이기는 법이다, 아빠의 싸움을 지지하고 함께 한다면 우리는 승리를 좀 앞당길 수 있겠지. 지금 우리는 살아있음을 큰 소리로 외치는 것만으로 큰일을 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외로운 외침이 언젠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세상을 진동시키는 큰 울림으로 되돌아 올 날이 것이라는 믿음을 갖자. 1백 50일이 넘는 긴 파업투쟁을 하고 있는 KTX 승무원들에게도 함께 외쳐보자꾸나. ‘사랑해요!’라고. 사랑한다.”






현원일 / 전교조 학생생활국장

제 565호
2006년08월05일 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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