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아울러 선거기간 동안 철도산업 구조개혁 및 철도노동자의 현안 문제를 경청하고, 철도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대책마련을 약속해준 다른 출마자들에게도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줄곧 개혁을 주창해왔고, 노동자·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온 당선자께서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민의를 잘 헤아려줄 것으로 믿으면서, 철도노동자와의 약속과 관련된 몇가지 바램을 밝히고자 합니다.
1. 국가주요기간산업과 철도 등 네트워크산업에 대한 민영화 일정 유보와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재논의 약속을 지키고,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에 대하여 공동 노력한다'는 2·27 노정합의에 입각하여 철도구조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선자께서는 "공공부문의 개혁과 구조개편은 국민경제 전체와 국민의 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철도, 전력, 가스 등 망(network)산업은 기존의 민영화 일정을 유보하고 철저히 사회적 합의에 근거하여 재논의해야 하고, 민영화에 앞서 지배구조개혁에 의한 효율의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대선전 철도노조의 질의에 대해서도 철도 구조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며, 민주당 정책위의장 또한 면담에서 이에 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철도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존중하겠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25 철도파업을 종결지은 2·27 노정합의에는 철도민영화와 관련하여 '철도가 국가 주요 공공 교통수단이라는 데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하고 향후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에 대하여 공동 노력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따라서 철도구조개편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의 방향은 공공철도를 강화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당선자와 민주당이 수 차례에 걸쳐 밝혀온 철도 구조개편에 대한 약속과 노정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바로 낡은 정치를 혁신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2.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국운흥성의 전기로 만들기 위해, 철도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 약속을 지켜주시고, 고속철도를 상식에 맞게 통합운영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선자께서는 "한반도를 세계사에 떠오르는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 우뚝서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와같은 국운 흥성의 비젼 중의 하나가 남북철도 연결,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 대륙과 연결시키는 '철의 실크로드'입니다.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우리가 주도하기 위해서는 철도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 증대가 필요합니다. 그 동안 도로교통 위주의 투자정책에서 친환경성과 정시성만이 아니라 경제성으로도 새롭게 그 가치가 부상하고 있는 철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정책으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고속철도 역시 정부예산이 막대하게 소요된 만큼, 성공적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속철도 운행에 따른 일반철도와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통합 운영돼야 합니다.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모든 나라는 일반철도와 통합운영하고 있는 상식이 우리에게도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3. 불합리한 공무원총정원제를 철폐하고, 현실에 맞게 철도정원을 확충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무원총정원제는 공무원 정원의 동결을 통해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를 막고자 하는 제도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운영과정에서 매우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임이 드러났습니다. 공무원 인원감축이 숫자놀음으로 전락해 철도, 체신 등 힘없는 부처의 하위 기능직에 집중적으로 전가됐습니다.
그 결과 철도의 경우 '1인 승무'가 사실상 불가능함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 기감축된 1481명이 환원되지 못하고 타 분야에 전가되었습니다. 또한, 고속철도 운영 준비와 관련하여 파견 인원이 계속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극심한 현장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수도권 전철연장운행과 관련하여 최소 250여명의 인원이 순증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난망한 상황입니다. 그 동안 전철화나 복복선화 등으로 시설물이나 업무량이 계속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원이 줄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철도노동자들은 일년에 수십명씩 과로사와 산업재해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하위기능직 공무원인 철도노동자가 극심한 현장인력 부족으로 더 이상 죽어나가는 일이 없도록, 철도총정원의 문제점을 집중검토하고 현실에 맞게 적정정원을 확보해주시기 바랍니다.
4. 노정합의 불이행과 부당한 노조탄압을 조속히 해결해주시기 바랍니다.
철도의 사용자는 일반 기업이 아니라 정부기관입니다. 따라서 철도의 노사합의는 정부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철도청은 지난 2·25 철도파업 이후 2·27특별단체교섭 합의, 4·30 노사합의 등을 해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해고자 복직을 특채형식으로 하기로 해놓고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수당.여비 인상 합의도 일부는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파업 관련 손해배상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해놓고도, 두 번에 걸쳐 80억의 조합비 및 79명 개인월급 가압류를 통해 영업손실액 전액을 청구했습니다. 징계최소화 약속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기관이 합의를 지키지 않고 탈법행위를 일삼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선전 철도노조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정합의는 지켜져야 하고, 민주당 정책위의장 면담시 밝힌 것처럼 조속히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철도노조 조합원과 해고자에게는 가족의 생계와 직장이 걸린 문제로서 그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입니다,
5. 낡은 정치의 개혁과 국민통합, 평화통일과 주권회복을 위해 앞장서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는 당선자를 통해 낡은 정치를 개혁하고, 지역차별과 빈부격차 해소를 통한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며, 북미간 긴장 고조의 우려를 극복하고 평화통일과 주권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당선자가 최소한 부패와 특권이 없는 사회, 약자가 일방적으로 희생되지 않고 대등하게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철도노조 또한 이와같은 민주개혁과 평화통일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2002년 12월 20일
전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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