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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화물연대 시내서 ‘저속주행’ 준법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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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5월 09일 10시 05분 15초
화물연대 시내서 ‘저속주행’ 준법투쟁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운송회사 쪽은 8일 오후까지 이틀째 협상에 나서 서로 운송료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열린 교섭에서 화물연대 포항지부 쪽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마지막 선”이라며 운송료 23%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쪽은 “화주 쪽에서 받은 운송료 중 회사 쪽 관리비 15, 6%를 제하고 나머지를 차주 쪽에 전달하는데 23%를 인상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협상을 하지 말자는 얘기냐”며 난색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 쪽은 “회사쪽이 자신의 이윤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는다”며 “지입차주 문제는 다단계 철폐 등 구조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며 “우선 운송료가 23% 인상돼야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맞섰다.

협상이 다시 평행선을 달리자 노조 쪽은 오후 2시30분께 협상을 중단한 채 준법투쟁을 선언했다.

100여대의 차량에 조합원들을 탑승시켜 저속으로 시내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준법투쟁은 공권력 투입 때 즉시 교통봉쇄로 대응하는 한편, 회사 쪽을 압박하기 위한 화물연대의 위력시위다.

이에 회사 쪽은 “더는 인상할 수 없다”며 추가 양보안을 내놓지 않은 채 맞섰다.


◇…이에 앞서 파국으로 치닫던 협상은 오전 8시 포스코 관련 5개사를 중심으로 한 9개 회사 쪽이 긴급회의를 열고 12%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함으로써 급진전하는 듯했다. 양쪽은 또 운송료 어음지급 문제, 불공정 배차 방지, 과적행위 강요 금지 등 다른 요구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다. 또 화물연대 쪽에 대한 화주 및 운수회사 쪽의 민·형사상 고소 취하 등에서도 합의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집행부 및 현장대표자 회의에서 운수회사 쪽의 안을 토의에 부친 결과 상황은 다시 강경으로 반전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상준이가 죽은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런 안을 받아 오느냐고 집행부를 성토했다”며 “조합원들은 운수회사 쪽이 아직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23% 인상 요구는 운송회사의 수용 범위를 넘는 것으로, 특히 포스코의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입제 문제 등 운수업계 전반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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