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
2월 2일자 동아일보에 게재
서민의 발, 민족의 동맥인 철도의 사기업화를 반대한다.
철도 및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사유화) 및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종교인 선언
한국철도는 100년동안 따뜻한 마음의 고향이며 서민의 발이었다
한국철도는 정시성, 안전성, 친환경성, 저에너지소비성을 지닌 21세기 교통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반세기 동안 단절된 민족의 한을 있는 통일사신이다. 이렇게 국민과 함께 달려 온 한국철도가 소수 민간기업과 해외자본에 팔릴 위험에 처해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철도민영화법안이 상정되기 때문이다. 철도민영화의 모범이라고 선전되던 영국철도의 재공영화 소식, 철도·통신등 기간산업을 모두 팔아 국가자산을 탕진한 아르헨티나의 파산뉴스를 듣고서도 정부는 여전히 철도민영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정부는 철도노동자의 현실을 알고는 있단 말인가?
현재 철도노동자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24시간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 작년에만 무려 34명의 노동자들이 업무로 사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철도노동자들은 안전하고 저렴한 철도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한국철도가 가지고 잇는 적자도 운영부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역노선 운행, 취약계층 요금 할인, 군수물자 수송등 공공서비스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발생하는 적자이다. 정부는 한국철도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철도가 100년전의 ‘국영체제’이어서 이제 사기업화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진정 변해야 할 것은 철도 시설투자를 소홀히 해왔던 정부의 철도경시정책이다. 반면에 수익성에 물들지 않고 서민의 발, 민족의 동맥으로 운영되어온 지금의 공공철도체제는 오히려 우리가 지키고, 강화해야 할 자산이다.
이제 4년간 정부가 추진한 기간산업 민영화 정책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통신산업의 사기업화에 따른 엄청난 이동통신요금에 서민의 허리가 휘고있으며, 지역난방공사 매각 정책으로 인해 안양 부천 주민들은 40%이상의 난방비 인상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정부는 2월 임기국회에서 철도, 가스민영화법안마져 통과시킬 예정이다.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공사, 국내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화력발전소의 매각작업도 진행중이다. 고속철도는 운행도 하기 전에 사기업의 손에 넘어간다. 도대체 누구의 허락으로 국가기간산업을 마음대로 팔아치운단 말인가?
아직도 미국의 캘리포니아 전력대란, 영국의 철도대란 소식이 귀에 생생하다. 나라의 자산을 다 빼앗긴 아르헨티나 국민의 고통도 애절히 듣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현명한 농부는 굶을지언정 씨앗은 먹지 않는 법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기간산업을 대기업, 해외자본에 팔아치우는 것이 아니라 기간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우리 종교인들은 2월 임시국회에 상정 예정인 철도민영화 법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노동조합,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협의하여 사회적 철도를 강화할 수 있는 공공철도발전법안을 새롭게 마련하라. 만일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저버린 어줍잖은 세계화의 논리로 민중을 현혹한다면, 우리 종교인들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파업을 불사한 투쟁으로 정부정책에 맞서는 노동자들과 함께, 모든 진보
·민주세력 들과 함께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한 불복종운동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