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01년 12월 18일치 <르몽드> 신문 1면에 영국철도 사유화와 관련된 흥미있는 기사가 있어서 우리말로 옮겨 보았습니다. 한국 철도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한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사 중에 소개되고 있는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의 영화 가 한국에서 상영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습니다. 저도 꼭 보려고 합니다.
<켄 로치가 SNCF(프랑스국철)의 관리자와 노조를 영국철도 반대에 결집시켰다>
1995년 12월, SNCF의 파업은 몇 주 동안 프랑스를 마비시켰다. 철도 회사 사장 장 베르구뉴는 사임해야 했고, (당시의) 알랭 쥐뻬 총리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겼던 (공공부문노동자) 연금 개혁안을 철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때 프랑스인들은 철도노동자이며 노동총동맹(CGT) 소속의 베르나르 티보라는 비틀즈식 머리 스타일로 현대성을 보증하는 새 노조 지도자를 발견하였다. 6년 뒤 사회적 (힘의) 관계는 현저히 부드러워졌다. 내부적 갈등의 결과로 항상 여객들의 불만, 나아가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말이다. 베르나르 티보는 노동총동맹 사무총장*(1.아래 역주참조)이 되었는데 그의 후계자인 디디에 르 레스트와 다른 노조활동가들과 함께 SNCF의 사장 루이 갈루아를 비롯한 관리자들을 영화시사회에 초대할 수 있었다. 영국의 영화감독 켄 로치의 최근 영화의 시사회가 12월 14일에 열렸다.
영화 는 영국철도 사유화가 낳은 피해를 조명한 것이다. 영화애호가들은 내년 1월 2일에나 이 영화를 볼 수 있는데, 프랑스의 철도노동자들이 이 영화 홍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사실에서 포착한 이 픽션영화는 영국철도 운송의 사유화가 철도노선의 보수와 신호를 담당하는 노동자 팀에 미친 피해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어떻게 노동자 집단이 차차 분열하게 되는지, 그리고 기업간 경쟁 추구가 생산성을 올리는 대신 어떻게 비용 중복을 낳는지 보여준다. 입찰 경쟁에서 이기려면 기업들은 인원과 안전 부문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모든 것이 한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게 되는데, 동료들은 부끄럽게도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그 죽음을 운행 사고인양 꾸미고 만다.
시사회장에 모인 500명의 노조활동가들 앞에서 켄 로치, 그리고 그와 함께 온 영국 철도노동자들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영화감독에 의하면 <우파> 정부의 수반인 토니 블레어는 깎아내려졌고 공공 서비스는 온갖 미덕으로 칭송되었다. 영국철도 기관사 한사람이 영국철도의 재국영화를 요구하였고, 켄 로치는 프랑스인들에게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 가장 좋은 일은 당신들의 공공 서비스를 지키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이상하게도 아무도 루이 갈루아의 의견을 물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공기업(SNCF)의 관리자들 몇몇이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정권 교체*(2)에 대비하여 야당 대표들과 점심 식사를 할 때, 장 피에르 슈벤느망*(3)과 가까운 루이 갈루아는 자신의 소신을 숨기지 않고 은밀하게 밝혔다. "켄 로치의 영화가 아주 좋았다. 나는 기업이 그렇게 빨리 능력을 상실하고 파열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노조측 인사들에게 말했다.
노조측 인사들은 초청자에게 무례하지 않으려고 루이 갈루아가 런던 교외의 중요 노선 중 하나를 운영하겠다고 지원자로 나선 것에 -성공적으로- 대해서 비난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렇게 멸시받은 사유화의 직접적 결과인데 말이다. (완역)
-프레데릭 르메트르 (르몽드 2001년 12월 18일자 1면)
*1 사무총장 : 위원장체제가 아닌 프랑스 노총에서 사무총장이 제1인자임
*2 프랑스에서는 내년 4-5월에 대선(1,2차), 6월(1,2차)에 총선이 있음
*3 장 피에르 슈벤느망 : 시민행동당(MDC) 당수로서 조스팽 총리 밑에서 내무장관을 지냈으나 사회당과 의견 불일치로 사임했음. 공화주의자.
첨언 : 기사의 마지막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유화된 영국철도의 런던 교외 노선 하나를 프랑스 공기업(SNCF)이 운영하겠다고 나서게된 것에 대해 한국의 영국모델 추종자들이나 사유화 지상주의자들은 어떻게 반응하려는지?
이상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보람찬 연말연시 보내시기 바랍니다.
파리 교외에서 홍세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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