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탄 농민 빚 쪼들려 음독자살
딸기와 수박 농사로 성공해 대통령상과 새농민상, 농림부장관상 등을 받아온 농민이 농가부채로 고민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4일 저녁 8시께 경북 봉화군 춘양면 소로리 박연거(51)씨 집에서 박씨가 농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겼지만 8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은 박씨가 빚에 쪼들려 고민하다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1986년부터 농사를 시작한 박씨는 고향에서 고랭지 딸기와 복수박 농사로 성공한 뒤 94년 신한국인으로 지정돼 대통령상을 탔으며, 97년에는 새농민상과 과학영농부문 농림부장관상을 잇따라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2억8천만원의 빚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농협빚 2억8천만원의 연체 이자를 갚기 위해 최근 춘양농협에 동생 이름으로 4천만원을 빌렸으나, 이마저 최근 고객 예금 3억원을 떼먹고 달아난 농협 직원과의 거래 과정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박씨의 장례를 농민장으로 치른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의장 황인석)은 성명을 내고 “정부에서 주는 상을 독차지했을 만큼 농사에 성공한 농민도 농가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게 오늘의 농촌현실이다”라며 “박씨를 죽음으로 몰고간 농협 비리를 척결하고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농가부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봉화/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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