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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노] "파업한다고? 그래 맛 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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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2월 31일 11시 35분 41초
<연말 특집> 사용자 달라진 쟁의 대응 - "파업한다고? 그래 맛 좀 봐라!"

사용자 손배·가압류 청구 등 급증…올 들어 10월말 현재 670억여원
`노조 탄압`-`사용자 자구책` 노사갈등 악순환…내년에도 논란될 듯

연윤정



1,621억원. 이 천문학적인 액수는 2000년부터 2년 10개월 동안 사업주들이 노조 및 노동자에게 청구한 손해배상·가압류 금액이다. 노동조합의 각종 노동쟁의에 맞서 사업주의 대응도 과거와는 달리 갈수록 원칙적이고 완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한해 사용자들의 노동쟁의 대응 방식의 특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2000년 이후 손배·가압류 1,621억원

민주노총은 지난 6월말 산하 39개 사업장에서 손해배상, 가압류 청구액이 1,264억여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노총은 "이마저도 짧은 조사기간 동안 공식보고된 것에 한정, 미처 보고되지 않은 사업장을 감안할 경우 그 금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시 파업 진행 중인 택시, 병원, 금속 등 사업장의 경우 속속 가압류 및 손배소송이 제기되고 있어 그 금액은 1,3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2000년 이후 2년 10개월 동안 손해배상, 가압류 청구액은 총 1,612억800만원에 이른다.(표 참조)

연도별로 보면 손해배상 청구는 2000년 21개 업체 190억4,200만원, 2001년 20개 업체 209억9,400만원, 2002년 10월말 현재 17개 업체 134억9,900만원 등 2년 10개월 동안 모두 58개 업체에서 535억3,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가압류 청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업체수는 손해배상 청구 업체보다 적었지만 액수는 훨씬 크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2000년 12개 업체 204억9,700만원, 2001년 14개 업체 328억9,200만원, 2002년 10월말 현재 18개 업체 542억8,400만원 등 모두 44개 업체에서 1,076억7,300만원에 이른다.

* 평조합원으로 확대…"신종 노동탄압" 반발

이런 현상은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사용자들이 노조의 불법파업에 공권력 투입을 선호하고 기댔던 것이 사실이나 현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자제라는 기조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나서는 방식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권력 투입의 경우 해마다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98년 이후 현재까지 공권력 투입은 모두 25건으로, IMF 직격탄을 맞은 98년 만도기계 등 10건에 이르렀지만, 99년 1건, 2000년 6건, 2001년 4건, 2002년 2건인 데서 보듯 2000년을 고비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사용자의 손해배상·가압류 청구, 업무방해 혐의에 따른 고소·고발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02년에는 노조측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일반 조합원에게까지 대상이 확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발전산업 5개사는 조합원 3,172명을 대상으로 210억4,000만원의 가압류를 신청, 이들 중 조합원 37명의 월급통장, 조합비 8억5,200만원의 가압류를 집행하기도 했다. 성모병원은 65명에 대해 15억원 가압류 청구, 두산중공업은 54명 대상손배 65억원, 42명 대상 가압류 35억원, 12명 대상 임금 및 퇴직금 8억원, 부동산 2억원 가압류 청구를 각각 하기도 했다. 특히 장은증권의 경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합의로 퇴직위로금을 과다지급했다는 이유로 노조위원장과 신원보증인을 대상으로 법원은 모두 16억7,000만원의 손배 및 가압류 결정을 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경총의 한 관계자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것은 노조의 불법파업 또는 불법행동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시정해주지 않는 것에 대한 사용자의 자구책"이라며 "또한 사용자가 과거보다는 노사관계에 대한 '학습효과'가 쌓이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구속 사업주 한 명도 없어…형평성 문제 제기

즉 경영계는 "노동계의 불법파업을 근절하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노동계는 구속·수배 노동자 수는 여전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거액의 민사 책임까지 지우는 것이 노조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신종 노동탄압'에 다름 아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일반조합원, 보증인(대부분 가족)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소송을 확대하는 데다가 거액의 손배, 가압류 소송은 소송비용, 인지대 등을 수반해 노조측의 민사적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결국 돈을 무기로 사용자들이 소송마저도 독점하고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노사간 형평성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 5년간 구속노동자가 878명(민주노총 11월말 집계)에 이르러 김영삼 정권 때의 632명보다 32%나 늘어났다. 또 부당노동행위 접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98년 335건, 99년 331건을 보이다가 2000년 705건, 2001년 1,142건로 껑충 뛰어올랐다가, 2002년 9월말 현재 821건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전반적으로는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기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율은 98년 37.3%, 99년 35.3%, 2000년 39.3%, 2001년 34.5%, 2002년 9월말 현재 28.5%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사용자의 구속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파급효과? 노사갈등 부추길 뿐

사용자의 최근 달라진 태도는 노사관계에 큰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조사한 <2002년 10대 노동뉴스>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 손해배상·가압류 급증 신종노동탄압 논란' 항목에 대해 16.5%가 응답, 전체 순위에서 20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응답자별로 구분해볼 때 노동계에서 더 심각한 인식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노총 36.4%(4명), 민주노총 17.6%(3명), 정부 8.3%(1명), 전문가그룹 19.2%(5명)이 각각 응답한 반면 경영계에서는 한 명도 꼽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올해 들어 더욱 강화된 사용자의 원칙적 대응에 노동계의 문제의식이 보다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노동계는 과거에는 회사측이 임단협 타결과 동시에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하던 것과는 달리 손배소송, 가압류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운송노조의 경우 회사측이 가압류 해제를 미끼로 노조탈퇴를 유도한 바 있고, 발전노조의 경우도 파업기간 중 조기 복귀한 400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가압류를 해제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가압류, 손배소송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경총의 한 관계자는 "불법파업을 묵인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불법파업이 계속되는 한 민사소송이 줄어들긴 힘들 것"이라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대응 방법이 지난 십여년간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돼 온 노사관계를 해결하는 데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계 피해는 물론 사용자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불법파업의 악순환을 끊기는커녕 오히려 노사관계 불안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실제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이 장기화되는 현상이 초래돼, 결과적으로 민사소송을 포기하는 등 사업주의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마지막 쟁점이 민사소송 취하인 것을 감안할 때 교섭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

이와 관련해 한국노동연구원 이원덕 원장은 "민사책임을 묻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남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 "이라며 "노사관계의 공정한 룰을 통해 사전 각 주체들에게 충분히 공지한 뒤 과도하지 않게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연윤정 기자(yon@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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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2-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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