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공기업 구조개혁 방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전력·가스 에너지사업은 회사를 분할해 중장기적으로 민영화하되, 도로·철도 사회간접자본은 국가가 소유하면서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방안은 기획예산처가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서에 포함됐다.
27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인수위원회에 민영화 우선 검토 대상으로 99개 기관을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298개 공공기관 가운데 자체 수입비중이 50%를 넘는 기관 73개와 공적자금 투입기관 26개가 여기에 포함됐다. 225개 여타 공공기관은 뒤에 검토하되 조직과 인력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병행할 것이라고 기획예산처는 보고했다. (관련기사 3면, 10~14면)
또 기획예산처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언론공기업과 농협중앙회 같은 상호부조기관, 우정사업본부나 책임운영기관 등 정부기관은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검토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민영화 시기나 방법을 예산처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획예산처는 99개 검토대상 기관을 민영화하는 방식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산업은행 투자부문(IB)이나 기업은행처럼 민간과 경합하는 분야는 소유권을 우선 민영화하라고 제안했다. 여기에는 공적자금 투입기관과 공공기관 자회사도 포함된다. 철도·항만·도로·공항 같은 사회간접자본 분야는 싱가포르 방식 민영화를 제시했다. 즉, 자산은 국가가 소유하되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전력·가스 같은 에너지 분야는 우선 경쟁(회사 분할)을 도입한 뒤 중장기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는 노무현 정부시절 중단됐던 전력산업의 배전분야 분할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김대중 정부시절에 분할된 발전회사는 민영화자는 의견이다. 가스분야도 비슷한 전철을 밟자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은 민영화 필요성을 거론한 인수위의 의견을 반영한 셈이다.
기획예산처는 또 민영화가 어려운 분야는 통폐합하거나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관광진흥공사나 광업진흥공사 처럼 정부위탁사업을 수행하는 공기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예산절감이나 효율성 차원에서 민영화를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히려 시민사회의 통제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