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화 “양보는 강자가 하는 것”
입력: 2007년 07월 23일 18:44:14
방송인 김미화씨는 23일 “진정한 복지란 힘 있고 권력있는 이들이 소외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나눠주는 것”이라며 이랜드 등 일부 기업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무차별적 해고사태를 비판했다.
평소 코미디 소재 발굴이나 봉사활동을 위해 시장·중소기업 등을 자주 다닌다는 김씨는 “어딜 가도 살기 힘들다고 해 덩달아 한숨이 나온다”며 “이런 때일수록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더 베풀고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TX·새마을 승무원 직접고용 및 조속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3000인 선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널리 알리고, 500일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는 KTX 여승무원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그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답게 논리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평생 직장이 보장될 때는 당장 힘들어도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있고, 애사심도 크죠. 그러나 꿈도 애사심도 없는 이들이 일하는 직장에선 노동의 효율성도 줄어드니 회사측도 이익은 아닐 겁니다.”
여고졸업 후 여행사 경리사원 등으로 일하다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한 김씨는 ‘비정규직’인 연예인 생활이 벌써 25년째다. 지금도 매니저 없이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개편 때마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세입자인 ‘쓰리랑부부’, 화장실 청소부인 ‘삼순이블루스’ 코너를 통해 인기를 얻은 그는 시쳇말로 비정규직 팬이 매우 많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들이 그러더군요. 이제 막 발효된 법을 곧바로 고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조금 더 시행해 본 뒤 고치자고. 그렇지만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만든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에게 고통을 준다면 이는 처음부터 뭔가 잘못된 것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다시 지혜를 모아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60~70%가 여성이고, 이들이 대부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직은 곧바로 가정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저임금과 고용불안, 열악한 근로환경 등 비정규직이 겪고 있는 삼중고 외에 여성 비정규직들은 가정 살림과 육아 부담까지 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규직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희망이 있어야 사회 각 계층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하지요. 그런 기본 위에서 사회 양극화문제도 해소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주인공과 엑스트라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실력있는 조연이 열연할 수 있는 탄탄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의 역할이죠.”
〈유인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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