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사를 현대화하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세워지고 있는 민자역사들이 오히려 서비스 품질면에서 일반 역사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속철도인 KTX는 품질대비 가격불만이 높아 고객만족도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건설교통부가 최근 작성한 ‘철도서비스 품질평가’ 보고서를 경향신문이 11일 입수,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민자역사 제 역할 못해=보고서에 따르면 KTX와 새마을호 등이 정차하는 67개역 가운데 서울역은 100점 만점에 84.6점의 ‘서비스 총점’을 얻어 16위에 머물렀다. 서비스 총점은 역사 이용의 편리성, 교통약자 및 역사안전시설 설치율, 고객만족도 등을 종합평가한 수치다.
서울역은 90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4년 준공된 민자역사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임에도 10위권에서 벗어나는 등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민자역사는 83.4점으로 25위, 영등포민자역사는 82.5점으로 27위를 차지했다. 또 수원 민자역사는 76.4점으로 67개 역사 중 44위에 그쳤다. 반면 대구민자역사는 86.7점을 받아 8위에 오르며 민자역사로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들었다.
민자역사가 당초 기대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에 따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민자역사는 민간자본을 유치, 여객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워지고 있다.
◇불만 많은 KTX=보고서는 또 KTX가 국내 열차 서비스 중 최고급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품질대비 가격만족도가 45.1점으로 평균(60.1점)보다 크게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과 실제 지불하는 운임간 격차 해소를 위해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이나 운임경쟁력 확보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TX의 경우 정시도착 비율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공사는 KTX 정시 도착률이 94.6%로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역별 정시성을 조사한 결과 지연율이 최고 30%에 이르렀다.
이는 현행 정시율 조사가 종착역에 한해 이뤄지고, 열차가 완전히 멈추기 전인 승강장 진입 때를 도착시간으로 간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이용객이 체감하는 열차 지연에 따른 불편함과 철도공사 조사간에 괴리가 없도록 정시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에도 문제=철도 노선에 대한 평가에서는 경부선, 호남선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경의선, 경춘선, 경원선은 안전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원선과 경춘선은 시설이 노후되고 건널목이 많아 사고 등이 다른 노선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100만㎞당 사고건수는 평균 3.4건이었지만 경원선은 8.3건, 경춘선은 8.6건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앞서 건교부는 지난 2일 동일한 보고서에서 철도의 정시성과 평균운행속도, 100㎞당 운행 장애건수 등의 항목을 점검한 결과 ‘주요 서비스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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