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전환 가결은 조합원들의 승리"
운수노조 업종중심으로 시작 ··· "파업 한 해 두번 못할 것 없다"
운수노조 12월16일 출범 ··· "궤도, 운수산별 참여 기대"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교육을 하느라 수많은 조합원들을 만나는 간부도 "느낌이 좋다"는 말을 했을 뿐 결과를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투표함이 열리자 얼마 안 돼 산별전환을 가결시킨 지부들의 행렬이 계속됐다. 지난 15일 2만5,000명의 전국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운수노조로 조직을 전환하기로 한 날로, 산별운동이 한 차원 높게 도약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시에 화물, 택시, 버스 노동자들도 산별전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의 승리이자, 민주노조운동의 승리입니다." 김영훈 철도노조위원장의 일성이다. 민주철도노조가 들어서고 나서 2001년부터 올해까지 노조가 추진했던 사업이 총화된 결과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발전노조·가스노조와 함께 했던 민영화저지 투쟁부터 공사법 저지를 위한 정치파업, 3월1일 파업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핵심요구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사웠던 경험이 쌓여 조합원들이 몸으로 이미 필요성을 느낀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다.
17일 철도노조 사무실에서 김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날 새롭게 구성된 운수노조준비위의 상임위원장직을 맡아 한달 동안 출범 준비를 마무리 짓게 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철도노조의 산별전환 투표가 가결됐다."
"민주철도노조가 걸어온 길과 관련돼 있다. 직선제 규약개정 투쟁으로 내부 민주화를 이루고 민주노조를 쟁취한 경험이 있다. 돌이켜보면 6년간 투쟁으로 낮밤을 세웠다. 민영화 저지를 위해 발전, 가스 등 3사가 참여해 공동투쟁을 했고, 공사법 저지를 위한 정치파업을 벌였다. 직접고용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비정규직인 KTX 승무원들까지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3·1 파업에서 비정규직을 핵심요구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웠다.
조합원들이 공동투쟁의 위력을 느끼기도 했고 기업별노조로 대정부 투쟁을 했을 때 패배의 아픔도 겪어봤다. 조합원들이 산별노조 필요성을 경험적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또 민주철도노조가 걸어온 길이자 지도부가 추진하는 산별에 조합원들이 지지를 보낸 것이라 판단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했지만 이미 조합원들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 준비기간이 짧았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이번 가결은 산별시대를 열어가는 첫걸음이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무늬만 산별이다', '급하게 추진한다' 등 반대의견이 있었다. 이런 의견을 수용해 단추를 잘 끼워나갈 것이다. 현장과 소통하면서 이미 만들어진 산별의 경험을 분석하고 차근차근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겠다."
"운노추가 준비위원회로 전환했다.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17일 운수노조추진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추진위를 해소하고 운수노조준비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했다. 운수노조는 다음달 16일 정식 출범한다. 운수노조추진위는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핵심조직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산별전환을 가결했다.
상당히 고무돼 있다.준비위원회는 운수산별의 토대가 되는 강령과 규약을 만드는 일을 한다. 지도부 구성하는 일과 각 조직 재정을 통합하는 실무작업, 그리고 이후 산별노조가 나가야 할 중장기 사업계획을 제출할 것이다. 한달 동안 산별의 밑그림을 준비하는 셈이다. 지도부는 준비위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운동 경험이나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서 추천할 것이다. 조합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만들어지는 운수 산별인 만큼 출범식은 권위가 있으면서도 의미 있게 되도록 실무 준비할 것이다."
" 운수노조의 조직형태는."
"산별이 산별답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지역 중심 운동으로 정착돼야 한다. 출범 때는 골간조직으로 업종본부를 두면서 지역본부를 강화하는 방안이 채택될 것이다. 기업별노조의 한계는 분명 있지만 그렇다고 역사성과 투쟁력을 의미 없다고 평가하는 것 역시 교조주의다.
중요한 것은 어떤 조직 형식이 운수노조의 그릇에 걸 맞는 투쟁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가이다. 기업별노조의 순기능과 한계를 잘 조정하면서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업종 중심으로 출발하지만 지역연대와 지역본부 강화를 통해 종국에는 강력한 산별형식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조직의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전환하고 배치하는 게 관건이다."
"지하철 사업장들이 빠졌다."
"왜 우리만 가야 하느냐는 반대론자도 있었다. 모두가 준비된 상태에서 전환하자거나 완벽한 산별을 준비해서 전환하자는 것은 가지 말자는 것과 같다. 준비된 곳부터 출발하면 된다. 운동은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지하철노조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산별 전환을 늦춰야 할 구실은 안 된다. 하지만 앞으로 궤도 사업장도 같이 운수산별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금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파업 돌입 가능성 있나. "
"공사 입장에 달려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가 산별전환에 비해 낮은 수치로 가결된 것을 두고 말들이 있을 수 있다. 가결로 절차 하나를 마무리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3월 총파업 뒤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높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전환투표 가결은 또 한번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것이다. 투표율이 높고 낮은 것 핑계 댈 게 아니다. 교섭은 교착국면이다. 파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데 한해에 두번이라고 못갈 것 없다. 교섭 요구사항은 기존 합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다.
이행 없이 새로운 제안은 의미 없다. 돈 몇푼이 아니라 노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는가가 척도다. 쟁점들 모두 합의 이행과 직결돼 있다. 기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필수공익사업장이라며 직권중재라는 노동악법을 들이댄다면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돌파할 수밖에 없다. 타결 전망은 전적으로 공사가 기존 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안을 내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공사가 나 몰라라 하는 것은 파업을 하라고 떠미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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