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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노]"공공기관 운영기본법 공공성 후퇴"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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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14일 13시 45분 06초
"공공기관 운영기본법 공공성 후퇴"

공공부문 관련 토론회…"공공 노동자, 시민 참여로 지배구조 민주화해야"

지난 3월23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기본법안’(이하 기본법안)을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부측은 공공기관 책임성과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안대로 시행하면 공공성은 완전하게 무너질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특히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 사실상 노조나 시민단체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막고 있어 오히려 기획예산처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기본법안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기획예산처 "책임성·자율성 확보 위한 법"

사실 법안은 정부혁신위원회·한국개발연구원(KDI)·기획예산처가 구성한 공공부문 지배구조혁신TF팀에서 지난해 10월말 만든 ‘공공기관 지배구조 혁신방안’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정부측에서 밝힌 법안의 목적은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우선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정투법)과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정산법)을 기본법안으로 묶고 각 기관을 27개 공기업은 시장형과 준 시장형으로 81개 준 정부기관은 위탁집행형과 기금관리형으로 쪼개 관리키로 했다. 정투운영위원회와 정산운영위원회도 기획예산처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로 통합키로 했다.

책임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운영위가 감독지침을 내리고 주기적으로 경영 공시, 평가를 하고 자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포괄적으로 돼 있는 감독권을 열거식으로 바꾼다는 등이다. 특히 운영위원의 반 이상을 외부 인사로 채우도록 했다는 것도 강조한다.

“공공부문은 아노미 상태…지배구조 민주화해야”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시민단체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구소 장석준 연구기획국장은 “한국 공공부문은 아노미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기획예산처 정책도 그렇고 기본법안도 그렇고 ‘공공성’이라는 말을 쓰지만 실체는 ‘수익성 증대’라는 자본주의 사기업의 원칙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연맹 박용석 부위원장도 “공기업에 기업의 운영원리를 더 강하게 반영할 경우, 수익성과 단기적 성과에 몰두하는 제2의 유전개발 또는 행담도 사건이 더 빈발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예산처는 예산지침과 경영혁신지침을 앞세워 전체 공공부문에 대한 인력, 예산, 성과관리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운영위원회와 경영평가단을 앞세워 2중, 3중의 집중화된 통제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시민 참여 보장해야

획일적인 지침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단에 참여한 바 있는 노중기 한신대 교수는 “노사관계 관리 기준이 획일적이고 일방적이었다”며 “예산지침도 그렇고 시장처럼 투입대비 산출만 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역시 노동자와 시민의 참여를 보장해 획일적인 지침과 수익성 위주의 경영평가를 바꿔야 한다는 내용으로 수렴됐다.

박용석 부위원장은 “공공개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할 노조나 종사자가 개혁의 대상으로 간주됐다”며 “실제로 정부의 공공부문 지배구조 개편 방향은 오로지 규제를 위한 관리 통제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정작 공공개혁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지배구조는 외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석준 연구기획국장도 “기획예산처가 신자유주의적 공공부문 관리론 외에 다른 대안을 내 놓을 수 없다면 공을 시민사회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국장은 “외부인사를 절반 이상으로 채우겠다는 법안은 알고 보면 전혀 딴판”이라며 “공공기관 운영위원을 ‘공공기관 운영 및 경영관리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 규정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막아놨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농업관련 공공기관 이사회에는 농민대표를 참여시키는 등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안에 직접 대변돼야 한다”며 “모든 공공기관의 지배구조에 해당 기관 노동자가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국장은 “이미 서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공기업 이사회에 노동자 이사를 참여시켜왔다”고 덧붙였다. 민간기업에서도 노사 공동결정제가 실시되는 독일이나 25인 이상의 모든 기업에서 노동조합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스웨덴은 말할 것도 없고,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에서 공기업의 노동자대표 이사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계희 기자 gh1216@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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