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철도 위의 꽃’으로 미화되던 KTX승무원들의 기나긴 파업이 지난 8일로 100일을 맞았다. 각계 인사 500명이 철도공사의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동조 단식농성에 가담하는 등 KTX 승무원들 힘겨운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제는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 공사에 직접 채용되게 해달라”는 요청의 메아리를 울리지만 철옹성을 쌓은 철도공사는 요지부동이기만 하다.
민세원 KTX 승무지부장은 이 힘겨운 싸움에 대해 “우리를 위해서도 다른 비정규노동자를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 8일 ‘CBS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민 지부장은 파업 100일을 맞은 심정을 묻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췄다. 그는 용산에 위치한 철도노조 본부에서 100여명이 넘는 승무원들이 하루 두 끼의 식사와 잠자리를 해결하며 지내고 있다며 ‘쟁의 현장’을 설명했다.
그는 KTX 승무원과의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철도공사의 태도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따져물었다.
“철도노조와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대외적으로 말하는 공사는 철도노조에서 안건으로 삼은 KTX 승무원 문제를 안건으로조차 삼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예 거론조차 못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공사측은 KTX승무원과의 직접대화 없이 문제 해결을 위해 철도노조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철도노조와의 직접대면에서 KTX승무원 문제를 안건으로조차 삼지 않으면서 논의대상에서 제외 시켰다.
민 부장은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정규직이거나 또 간접고용 돼서는 안된다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공사에서는 우리가 공사 정규직을 위해 생떼를 쓴다고 매도하고 있지만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비정규직이라도 좋으니까 공사에 직접고용하라는 것이다”고 재차 힘주어 말하면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것은 고용안정과 노동권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요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거나 임금조차 보전되지 않고 고용안정도 절대 되지 않는 구조가 위탁된 하청노동자의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그 부분이 수정되어야만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 받으면서 승무원으로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사의 비정규직 직접채용이라는 나름의 ‘카드’를 들고 나온 민 부장은 ‘승무원으로써의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위한 투쟁이라는 해석을 덧붙이며 ‘투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종철 인권상 수상 “노동권 투쟁의 결과”
KTX승무원들은 지난 2일 박종철인권상위원회로부터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했다. 위원회는 “KTX 승무원들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벌이다 부당하게 정리해고 된 뒤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점이 박종철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 수상자로 정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민 부장은 이에 대해 “축하받을 일이고 축하를 받는 게 맞다”고 설명하면서 “이 상은 단순히 우리의 이익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상이라 매우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19일 철도유통에서 KTX 관광레저로 이적을 포기한 270여명의 승무원들 중 현재까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인원은 100여명에 달한다. 100여명은 다시 승무원의 자리로 복귀했으며 몇 명을 다른 일자리로 자리를 옮겼거나 퇴사했다.
민 부장은 서비스와 안전을 담당하는 승무원 역할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이 발생하는 철도공사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모른척하고 외주업체는 힘이 없다고 발뺌한다. 우리는 KTX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고 안전을 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항공기 승무원과 우리가 다른 점은 교통수단이 다르다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