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公 부채 진실은 무엇인가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고속철도에서 떠맡은 부채 4조5000억원을 정부가 떠안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파업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자세한 영문을 모르는 국민이 들으면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얘기다. 철도청이 철도공사로 출범한 게작년 1월인데 불과 1년 사이에 이 정도로 부실해졌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므로 국민들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연두회견 때 "철도가 안고 있는 부채는 공사에만맡겨둘 문제가 아니고 정부가 나서서 근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빚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는지, 4조5000억원만 해결해주면 그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굴러갈 것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해명하고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속사정을 따져 보면 경부고속철도 건설비용이 15조5000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정부가 5조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10조5000억원을 철도공사가 떠안으면서 문제가 야기된 것이다. 철도공사가 돈을 벌어 갚으라고 빚을 넘겼는데 설상가상으로 고속철도 이용승객 추정치가 크게 빗나갔다. 정부는 하루 15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보았으나 2단계(대구~부산) 공사가 천성산 터널 지연 등으로 늦어지면서 하루 8만명을 채우기도 벅찬 실정이다.
이로 인해 철도공사는 운용 부채가 4조5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불어났고여기에다 시설 부채 6조원을 따로 갚아야 하는 실정이다. 결국 총 11조2000억원을 부채로 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상황을 악화시켜 놓고 연간 운송 수입이 3조원에도 못 미치는 철도공사더러 모두 해결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6000억여 원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적자 예상액은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부실 상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마치 국민연금처럼 문제를 이연시키는 것일 뿐 속으로 곪아들게 하는 것이다.
노조가 들고 일어날 때까지 문제를 키운 것은 주무 부처나 공사측 경영진에도 모두 책임이 있다. 기왕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다면 임시방편으로 땜질 처방을 해선 곤란하다. '이제부터는 책임 경영을 물을 터이니 철도공사도 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으라'고 할 수 있을 수준까지 근본적인 수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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