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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 및 지도부 총사퇴,한국노총,노선 및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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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20일 09시 39분 53초
[머니투데이 이승제기자]'생존을 건 한국노총의 실험이 시작됐다.'(노동계 한 관계자)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을 비롯해 지도부가 19일 총사퇴함에 따라 한국노총은 거센 변화의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이번 총사퇴는 표면상 총선에서 녹색사민당의 완패에 따른 것이지만 그동안 조직 내부에서 불신과 비판의 목소리가 팽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지도부 사퇴에 이어 국장급 간부들과 직원들도 동반 사퇴 입장을 밝혀 한국노총의 대대적인 전면 개혁 및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노총, 왜 실패했나




한국노총은 그동안 경쟁 맞수인 민주노총과 함께 '정치세력화를 향한 경쟁'을 벌여 왔다. 제도권 진입을 통해 정당성을 더욱 높일 수 있고, 또 이념 및 노선 관철의 현실적인 수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며 제3당으로 발돋음한 반면 녹색사민당은 완패당했다.

이남순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녹색사민당의 실패에 대해 "독자정당 창출은 오류가 아니었지만 현장 독려가 부족했다"며 '현실 능력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노동계는 물론 한국노총 내부에서조차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 비해 현실적인 적응력과 투쟁의지 등에서 계속 밀려 왔다"며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의 오류를 한꺼번에 노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총의 진로와 과제




한국노총은 이날 산하 27개 회원조합대표자 회의를 개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향후 비대위의 역할과 후임 위원장 선거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는 등 수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노총은 그러나 이번 지도부 사퇴에 따른 후폭풍을 단순히 지도부 재건으로 헤쳐가기 어려울 것으로 노동계는 보고 있다. 총선의 실패에 대한 책임론, 민주노총(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해소에 나서야 할 뿐 아니라 기존 노선과 행동지침의 전면 수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노총 국장급 간부들의 경우 지난 16일 동반사퇴를 결의하는 모임에서 호소문을 통해 "이번 사태가 단순히 조직의 분위기 쇄신이나 새 지도부 구성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며 "한국노총이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 50년간 누려왔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민주노총을 상대할 때마다 '노조 정통성을 갖고 있는 원조'임을 강조해 왔는데, 이제 이에 대한 자기 수술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요구가 공공연히 조직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남순 전 위원장이 총사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치세력화 2기를 시작해야 한다', '활골탈태만이 살 길'이라고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노동계에 미칠 파장




지도부 총사퇴로 5, 6월에 집중될 춘투(春鬪)에 한국노총이 집중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낳고 있다. 지도부 재건, 향후 노선 및 방향 설정 등 내부 정비가 급선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노총이 더욱 강도높은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조직이 위기에 처한 만큼 더욱 강력한 외부 투쟁을 선택할 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조직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새 지도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강경노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간히 흘러 나오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통합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한국노총측은 통합에 대해 "여건이 마련돼야 하고 절차와 방법에 대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민주노총 입장에서도 '총선 쾌거' 이후 한국노총과의 통합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조직이 대국적인 차원에서 통합을 장기 과제로 삼고 의견접근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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