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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경제]이슈 - '산재사망' 줄지 않는 철도노동자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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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2월 22일 09시 55분 30초
이슈 - '산재사망' 줄지 않는 철도노동자



"월급 덜 받아도 쉬면서 일하고 싶다"...지난해 31명 사망
24시간 맞교대, 교번 등 전체 76% '휴가 無'...'일제시대' 근무형태, 월 최고 300시간 일해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해 8월 양평전기사무소에서 일하던 천모씨는 고압선 수리 중 2만5천 볼트에 감전돼 숨을 거뒀다. 서울열차승무사무소 차장인 유모씨는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해오다 과로에 못이겨 근무 중 사망했다. 천안전기사무소의 홍모씨는 작년 초 선로작업중 거대한 운행열차에 부딪쳐 젊디젊은 '27살의 생'을 마감했다.....

지난 한해 공식적으로 사망한 철도노동자들은 31명. 사망원인별로 보면 과로사 12명, 작업중 사고가 13명 교통사고가 6명 등이다. 연도별 사망자수를 보더라도 98년 35명, 99년 23명, 2000년 24명 등 줄어들 기미가 안보인다.

매년 수십 명의 철도노동자들이 사망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건 철도사업장의 장시간 노동과 살인적 근무형태, 안전보건에 관한 무지 때문이다. 게다가 민영화가 이뤄진다면 인원이 또 감축돼, 철로 위에서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나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행 철도노동자들의 근무형태는 일근, 교대근무, 교번근무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전체 노동자의 34%가 일근 즉 일반사업장처럼 오전 출근과 오후 퇴근의 일상을 반복한다. 그나마 이들은 공휴일에 쉴 수 있어 '행복한 축'에 든다. 45%의 교대근무와 21%의 교번근무는 24시간 맞교대와 정해진 순번에 따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365일 중 단 하루의 휴일도 누리지 못한다. 맞교대 근무자의 근로시간은 월 270시간이고 열차승무원과 보선원의 경우는 300시간에 달한다.

이러한 근무형태는 일제시대 때부터 이어져온 뿌리깊은 구조다. 노조측은 "정부가 민간기업에 4조 3대제를 장려금까지 줘가면서 권장하면서도 철도만큼은 비인간적 근무체계를 방치하고 있다"고 말한다. 당연 노동자들은 수면장애와 위장장애, 시력장애 등으로 건강이 위험수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나아가 산재사고에 항상 노출되기 마련이다. 또한 명절이나 애경사 등에도 거의 가족임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른다. 지난 해 노조가 조합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68%가 3조2교대나 4조2교대로의 변화를 원했다. 변형근로를 하지 않는 일근자를 뺀다면 대부분이 현재의 근무형태에 '진저리'를 치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철도청에게 근무형태 변경, 노동시간 단축, 인력충원, 산업안전대책 등을 요구해 왔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를 통해 교섭절차와 장소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거나 '행자부에 건의해 보겠다'는 무책임한 발언만 내뱉고 있다. 노조는 월 192시간의 기준시간을 176시간으로 줄이고 2천 여명이나 줄어든 시설관리(선로수리·보수 업무)쪽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종열 선전홍보국장은 "철도의 평균 만인율은 8명이 넘어 외국의 4배에 달한다"면서 "정부가 '죽지 않고 일할 권리'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분개한다. 그는 "심지어 어느 역무원은 3일간 철야를 한 적도 있다. 이는 무리한 인원감축이 낳은 한 단면"이라고 덧붙인다.

지금껏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없었다. 그저 "정신차리고 일해라"라는 주먹구구식 지시만 존재했을 뿐이다. 또한 철도청은 지난해 안전 문제가 불거졌던 분당선의 '1인 승무 체제'를 모든 전동차와 기차에까지 확대시키려 하는 등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거꾸로' 가게 만들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 매표소의 한 직원은 "인원감축 후 2명의 업무를 한사람
이 맡게됐다" 면서 "우리는 도시철도나 서울지하철과 같은 업종인데 왜 근무조건이 훨씬 열악한 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그는 "차라리 월급을 덜 받더라도 교대제 근무로 전환해서 좀 쉬면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www.elabor.co.kr (주)중앙경제 황의택 기자

* 이 기사는 3월 1일자 '경영과노동'에도 게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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