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수백억 헛돈 날려
1인승무 보완 안전설비 무용지물
철도청이 열차 안전운행을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도입한 장비 가운데 상당수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6일 드러났다.
철도청은 1998년부터 240여억원을 들여 △운전실 개량 및 후방감시 폐쇄회로 카메라 △운전사 경계장치 △열차방호장치를 디젤기관차 400여대에 설치하고, 올 7월에는 열차후부 감시장치를 기관차 299대에 달았다.
열차후부 감시장치는 기관차와 열차 끝 차량에 무선으로 자동교신되는 수신기 및 센서장치를 달아 운행 도중 열차 연결장치가 풀리는 등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면 기관사에게 알려주는 장치이다. 그러나 40억원을 주고 설치한 이 장치는 지난 7월부터 두달간 화물열차 299대에 설치해 시험운행한 결과, 통신이 수시로 끊기는 문제 등이 발생해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폐쇄회로 카메라는 기관차 지붕에 달아 운행 중 열차 상태를 확인하는 장치이나 해를 등지거나 한 밤 운행때는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사 경계장치도 2분마다 강한 경보음을 내 기관사들의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경보음이 너무 잦아 손으로 대부분 기기를 작동하는 기관차 운전 특성상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업무 스트레스를 키우는 등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청이 신호체계, 기관차 성능 등 설비가 낙후된 철도 현실을 무시한 채 구조조정의 하나로 화물열차 1인 승무제를 실시하면서, 문제있는 안전설비를 도입해 수백억원의 예산만 낭비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철도청 관계자는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열차 1인 승무제를 도입하기 위해 이런 운행 안전장치들을 도입했다”며 “철도 노조의 반대와 철도 현실을 감안해 1인 승무계획은 취소했으며, 문제가 있는 안전 장치들은 납품 회사에서 기술 보완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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