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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고 김주익열사 미망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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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22일 10시 43분 12초
 

 

[인터뷰] 부인 박성희씨 "남편 뜻 따를 것...잘 해결 됐으면"

 

정웅재 기자 

△故 김주익씨의 부인 박성희씨(36세) ⓒ민중의소리
20일 오후, 미망인 박성희씨(36세)를 만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빈소는 김주익 지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크레인 바로 밑에 마련돼 있었다.

미망인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남편이 잠들어있는 크레인에 올라갔단다.

유가족들을 돌보고 있는 임미경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2국장은 "미망인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다"라고 전했다.

잠시 뒤 미망인이 내려왔다.

"종종 크레인에 올라가시나요?"
"예, 2, 3차례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일을 저질렀구나 생각..추석 전에 협상 잘 돼서 내려오길 기대했는데"

올라가서 "남편이 가족들 생각에 얼마나 마음 아파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는 미망인.

그녀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드디어 일을 저질렀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추석 전에 통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떨렸어요. 한 숨을 쉬며 올 추석에는 집에 못 갈 것 같다고 하더군요. 추석 때 협상이 잘 돼서 내려오겠지 기대했는데...지회장도 절망감을 많이 느낀 것 같았어요"

남편과의 마지막 통화는, 16일 오후에 했다.
그 때는 아무런 낌새를 못 챘다. 그냥 평소와 같았다.

△김주익 지회장이 129일동안 고공시위를 벌인 35미터 높이 85호 지프크레인 운전실에서 바라본 한진중공업 광장 ⓒ민중의소리

"함께 못한 시간이 많아 마음이 아프다. 지회장도 미안해해"

지회장과 그녀는 13년 반을 함께 살았다.

"말 수가 적은 사람예요. 그러나 말 안해도 가족들한테 미안해 하는 것은 다 알았어요. 지회장이 시간을 못내서 미안해 했어요. 여태 가족사진 한 번 못 찍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함께 못한 시간이 많아 마음이 아파요."

대화 중간중간 미망인은 눈물을 훔쳤다. 그래서 크레인 위에 올라가면 내려오기 싫단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다보면 가슴이 아파지고, 눈물을 흘리게 돼서.

가압류 등으로 남편이 월급을 제대로 못 타, 생계는 늘 어려웠다.

"한 두해 어려웠던 게 아녜요. 꾸준히 어려웠죠. 없는데로 적응하며 살았어요. 부업 등도 하고.."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아빠, 빨리오세요" ⓒ민중의소리

"남편 뜻 따를 것..대책위와 회사간 타협 잘 됐으면"

△故 김주익씨가 간 자리에는 그의 명찰만이 덩그라니 남아있다. ⓒ민중의소리
"남편이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이내 그런 마음을 접어요. 남편을 이해해요."

미망인은 "지회장이 유서에 노조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라며 그 뜻을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회사와 지회장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하고 싶은 말이 많다"라며 운을 뗀다.

"마무리가 비참하게 안 됐으면 좋겠고, 회사가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기회가 있을 때 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대책위와 회사간 타협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처음 집회 때는 조합원들이 많이 나왔어요. 점점 수가 줄어드니까 지회장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씁쓸해요."

짧은 인터뷰 뒤 미망인은 다시 빈소로 향했다.


2003년10월20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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