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필] 노조와 빈대떡 신사
지금은 고인이 된 '오동동 타령'의 작곡가 한복남씨는 친화력이 뛰어난분이었다.
그의 친화력은 유머감각의 산물인 듯 싶다.
우스개 소리를 잘하고 매사에 낙관적이었다.
가수이기도 했던 그는 민요풍의 노래를 잘 불렀다.
현인씨가 부른 '신라의 달밤' 뒷판에 붙은 덕에 또 하나의 히트 송이 되었던 '빈대떡 신사'는그가 부른 노래다.
돈 없는 양복 신사가 요리 집에서 외상 먹고 봉변 당하는 게 노래 내용이다.
지하철에 돌연 '빈대떡 신사'가 나타났다.
노조가 투쟁용으로 만들어 붙인 전단에 패러디가 되어 나타났다.
가만히 전단을 들여다보니 꽤나 창작의 재능이 엿보인다.
내용은 이렇다.
2003년 10월 8일자 새마을호 티켓.서울-부산 출발 08시 00분, 도착 12시 35분.
요금 140,000원.
이게 머리띠가 된다.
내년 10월이되면 14만원이 될 것이라는 철도요금 금액 부분은 확대경을 대어 클로즈업을 시켰다.
그 다음엔 영국의 사정이 등장한다.
런던-맨체스터 3시간.
요금 14만원.민영화한 후 영국이 철도요금을 일거에 44%나 올린 결과라고 알린다.
그러니 철도 민영화하면 4시간 이상 거리의 서울서 부산 가는 요금은 알아볼 조라고 암시한다.
뒤이어 실제로 안양-부천 난방 라인을 민영화 한후 요금이 23.5%나 올라간 사실을 덧붙여 리얼리티를 살린다.
그리고는 묻는다.
선거 철이나 광고를 할 때를 빼놓고 서민을 위한 적이 있느냐고.
그러니열차는 칙칙폭폭 달리며 이렇게 노래한단다.
'돈 없으면 집에 가서.'전단의 제목이 '빈대떡이나 부처 먹으라굽쇼'가 나오게 된 사연을 알만하다.
노조투쟁하면 과격한 문구와 행동을 떠올리게 된다.
붉은 머리띠, 붉은깃발, 북소리 징소리,그리고 까부수고 몰아내어 쟁취하자는 격렬한 구호가진동한다.
경영진에 대한 압박과 사회적 전파력에는 대단히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다 보니 투쟁양식은 더 자극적이 되어가고 솔직히 말해 사회적 이해는 얻지만 친화적이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것도 하나의 생산양식이라 본다면 진부함에서 오는 한계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
'빈대떡 신사'로 투쟁전단을 바꾸었대서가 아니라 노조의 야유와 패러디는그 자체가 수준급이기도 하지만 사회 친화적이다.
그래서 민영화는 안된다고 전적으로 노조편을 들 생각은 없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사회친화적 메시지로 바꾸려는 노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대와 환경도 많이 바뀌었으니 노조운동도 업그레이드 할 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손광식(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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