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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본 성명] 이대로 가면 고속철도의 안전 붕괴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사무처
중앙쟁대위

2003년 12월 06일 2769  /  0
철도청의 무자비한 외주화계획에 경악한다!
―이대로 가면 고속철도의 안전 붕괴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12월4일 전국의 차량지부장과 철도청 차량본부장간의 간담회에서 철도청이
제출한 차량분야 외주화계획을 접하고서 우리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지난 10월 노사협의 당시 철도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고양기지 소요인력 총
489명은 정규직 360명, 외주화 129명으로 확보하고, 부산기지의 경우 소요인력 총
287명에 대하여 정규직 202명, 외주화 85명을 확보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차량본부장은 전호업무 146명, 부산고속철도차량정비창
161명, 서울고속철도차량정비창 129명에 대한 추가외주화계획을 제출함으로써
노사협의 당시의 계획을 번복했다. 추가외주화계획에 따르면 부산기지의 경우
정규직 41명, 외주화 246명으로 구성하고, 고양기지의 경우 정규직 231명, 외주화
258명으로 구성된다. 이로써 고속철도 차량분야의 정규직과 외주화 인력구성은
2대8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청은 이러한 인력조정계획에 따라 서울차량과 수색차량의 약 200여명,
부산차량과 가야차량의 약 200여명을 타소속으로 배치할 것이라는 계획도
덧붙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철도청 스스로 꿈의 철도라고 자찬하는 고속철도 운행에
따르는 차량정비 업무 전체를 외주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외주화계획은 정부와
철도청의 철도경영과 관련한 악랄한 구조조정, 그것도 노동조합조차 무시한 채
안정적인 인적 구성마저 파괴해버리는 폭력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안정성을 고속철도의 최고장점으로 내세우는 철도청이 스스로 안전의
기본전제조차 묵살해 버린 점이다. 고속철도 차량정비라는 신규사업을 갈갈이
찢어서 모조리 외주화하는 것이 과연 안전운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철도청은
모른단 말인가? 일반철도차량보다 더욱 더 고도의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고속철도 차량정비업무를 신규진출하는 외주업체에 떠넘기는 것은
고강도 구조조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여객의 안전이야 어찌되었든
상관없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의 철도사례나 국내
타기업체의 경험에 의하더라도 무분별한 외주용역화, 비정규직화가
비용절감효과에 오히려 역행하고 안전상의 허점을 드러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것 아닌가? 과연 누구를 위한 무차별 외주화인가?

둘째, 철도청은 애당초 고속철도의 완벽한 개통을 위하여 기존철도 인력을
고속철도에 투입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존철도의 인력공백을 한시적인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내년 4월 고속철도 개통후 일반열차의
대폭적인 운행감축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인력이 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와서 철도청이 기존철도에 대한 한시적인 비정규직화가 아니라 정반대로
고속철도 차량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도인가? 결국 고속철도 개통후
일반열차 운행감축에 따른 기존철도의 잉여인력을 고스란히 추가구조조정의
대상물로 전락시키겠다는 발상이다. 고속철도는 전면외주화를 통해 안전
사각지대로 만들고 기존철도 잉여인력은 추가로 짤라내는 것을 계획이랍시고
수립하는 것이 철도청의 경영발상법인가?

그것도 아니면 철도청은 어떤 근거로 이처럼 무모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인가?
예상하건대 3조2교대 전면시행과 관련된 음모가 깔려있지나 않은지 우려스럽다.
정부와 철도청은 3조2교대 실시와 더불어 약 6천여명의 인력증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단 한명의 증원도 없이 3조2교대를 실시하고,
부족분은 외주용역화, 비정규직화로 채우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렇다면
현재 철도청의 차량분야 외주화계획으로 드러난 인력운용의 청사진은 고속철도
전면외주화에 따라 기존철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잉여인력을 3조2교대
대체용으로 예비하겠다는 것인가? 정말 단 한명의 인력증원도 없이 3조2교대를
시행하겠다는 건가? 그렇게 해서 년간 평균 25명이 죽어나가는 철도현장의
노동강도를 3조2교대 이후 더욱 극단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철도현장을 극단적으로 파편화시키고, 철도노동자의 마지막 땀
한방울까지 쥐어짜려는 철도청의 비정하고 위험천만한 발상 앞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철도청의 이번 계획은 지난 4월20일 체결한 철도단체협약
제21조【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와 제22조【비정규직 채용의 제한】에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사실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인력운용의 엄청난
변화룰 수반하는 문제, 특히 외주화를 통한 비정규적 방식의 인력계획 수립을
노동조합과 단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철도청의 행태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 단체협약서조차도 무시하면서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는' 세간의
풍자를 정부기관이 앞장서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놀라운 사실의 개연성을 목도하고 있다. 철도청이 6.28
파업투쟁 이후 79명 해고, 수백명의 조합원 중징계, 손배가압류 청구 등 유례없이
악랄한 노조탄압에 열을 올리면서 노렸던 바가 바로 하반기 폭력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노동조합이라는 제동장치 를 제거하는데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자비한
징계의 칼날로 현장을 숨죽인 동토의 땅으로 만들어 놓은 뒤 단협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신들이 제출한 계획마저도 연일 폐기하며 상식을 넘어선 비정규직,
외주용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철도청은 최근 행보를 통해 우리는 지난 몇개월간
진행된 음모의 행간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철도노조를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는 철도청의 의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토록 무차별적으로 인력구조를 왜곡시키면 부작용과 그에 따른 저항이
필연적으로 따를 터. 내년도 공사전환 시기에 엄청난 대립과 충돌을 야기할
문제의 근원을 뿌리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철도청의 최종 노림수일 것이다.
문제의 근원이란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투쟁성을 거세하고 철도청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집행부를 교체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최근에 극단적인 구조조정으로 뿌려놓은 저항의 불씨들을 노사간
양해라는 이름으로 봉합해버리고 사건종결을 선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고속철도 차량분야 외주화계획으로 상징되는 폭력적인
인력조정은 두가지를 동시에 노린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직접적인 목표로서의
고강도 구조조정 완수이다. 최근 청이 잇달아 제시하는 조직개편안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업체계를 필요이상으로 분할하고, 외주화 범위를 비상식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운영의 합리성을 꾀하기 보다는 관료들의 보다 많은 자리만들기와
부합한다는 사실이 구조조정의 이면에 도사린 노림수를 입증해 보이고 있다.
둘째, 청의 폭력적인 일방통행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노조탄압으로 조직력이
약화된 철도노조의 대응력 이완을 틈타 조합원들의 무력감과 패배감을
확산시키며, '나라도 살고보자'는 식의 조직력 해체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결정적인 시기에 노조집행부를 청의 온순한
파트너로 재창출하면 앞에서 말했듯이 상황은 종료되고 현장은 잘 길들여진
노무통제의 천국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청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토록 치밀한 철도청도 투쟁으로
단련되었던 철도노동자의 정신마저 앗아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억누를수록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고 짓밟힐수록 잡초처럼 싯푸르게 일어서는 것이 노동자들의
단결의 본질이다. 분명한 것은 철도청의 일련의 행동들은 조만간 철도노동자의
투쟁과 직접 대면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철도청에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2002년 9월 한국행정연구원에서 제출한 철도운영회사의 경영체제구축
실행방안 최종보고서에 나온 바 부산고속차량기지 정원 437명, 고양기지 585명이
2003년 10월 노사협의 설명자료에서 부산기지 287명, 고양기지 489명으로
축소되고, 12월4일 차량지부장 간담회에서 다시 부산기지 202명, 고양기지
360명으로 축소되었는지 납득가능한 해명을 제출하라! 인력운용계획이 시간이
갈수록 축소, 개악되고 그나마 비정규적 인원 비율이 80%에 달하는 터무니없는
계획이 제출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라!

둘째, 철도노사간의 단체협약마저 묵살하는 철도청의 무법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단협 제21조, 22조에 따라 업무량 변화에 따른 정원을 확보하고,
비정규직, 외주화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

셋째, 6.28 이후 자행된 노조탄압을 철회하고 철도노조에 대한 불순한 지배개입
의도를 즉시 중단하라! 그리고 고속철도 인력관련 노사협의체를 구성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창출하도록 시급히 발상의 전환을 꾀하라!

이것은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이며 너무나도 정당한 것이다.
철도청이 끝내 철도노동자를 무시하고 파국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단결의 전통과
의연한 투쟁으로 떨쳐일어설 것이다. 나아가 안전을 무시하고, 철도노동자의
살아서 일할 권리조차 외면하며 폭력적인 구조조정을 앞장서 강행하는 자들을
끝까지 심판할 것이다.



2003년 12월 6일


전국철도노동조합 부산지방본부 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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