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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왜냐면] 노동운동이 이기적인가? (김영훈 교육1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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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8월 19일 3635  /  3
노동운동이 이기적인가?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노동운동을 비판하면서 “대기업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들 보다 월급을 두배, 세배 받으면서 뭉쳐서 노동운동을 앞장 서 나가고 있다”고 밝히고 “노동운동은 노동자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분과 사회 빈민층과 서민들의 주거문제 사회안전망 등 생활안정에 관한 문제들을 노조가 주장해야 하는데 지금 운동은 그렇지 않아 참으로 난감하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대통령의 노동운동 관련 발언을 접한 우리 철도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난감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특히 지난 6·28 철도파업에 대해 “노조 지도부가 파업을 위해 조합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동원하여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노조 지도부들을 부도덕하다고 비판한데 이어 이제는 노조가 주장해야 하는 것과 주장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지적하면서 노동운동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주장하는 “노동자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동운동의 명분”은 과연 무엇이라는 말인가 노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연간 30여명 이상이 철로에서 순직하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월 270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을 철폐시키기 위해 철도노조는 2002년 2·25 투쟁을 전개했다. 더구나 노사정위원회가 합의한 1994년 해고자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복직 권고안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투쟁 결과로 노조 지도부는 대거 구속되고 조합원들은 해고와 가압류를 당했다.

‘빈민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등 생활안정 문제’에 있어 서민들과 도서주민들에 대한 보편적인 이동권 보장은 필수적인 권리이다. 철도노조는 철도산업이 이른바 수익자부담 원칙이라는 반 사회안전망적인 성격으로 운영되지 않는 철도를 만들자고 요구했다. 2003년 6·28 공공철도 건설투쟁은 누구나 저렴한 요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산업발전에 원동력이 되는 철도망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요구사항이다.

대화와 타협, 법과 원칙이라는 노사정책의 기본이 철도 현장에서는 사라진지 오래다. 설령 철도노조의 투쟁이 일부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해도 그 주장마저 불법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나아가 그 주장의 핵심이 철도산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정부는 귀를 기울이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선복귀 후대화’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아무런 조건 없이 파업을 종료하고 복귀한 조합원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단순가담자 전원에게도 중징계를 진행하는 것이고 75억원에 달하는 가압류만 있을 뿐 현재까지 어떠한 교섭이나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금의 노동운동을 도울 수 없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대통령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 쪽에 치우치거나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공정한 관리자로서 정부 역할만이라도 충실히 수행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의 발언을 접하고 있노라면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을 역설하던 대통령 후보 시절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에 더욱 난감하다.

김영훈/전국철도노동조합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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