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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세계] 6·28 철도파업, 평가와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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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7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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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6·28 철도파업, 평가와 과제
지금은 파업을 접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공공철도 여론화·도덕성 공세 극복 과제로
민주노총, 주5일제 강행음모 맞선 투쟁 절실
노조역사상 가장 사회공공적인 파업
철도파업이 종결됐다. 철도조합원의 파업투쟁과정을 함께 했던 간부로서 마음이 무겁다.지난해 발전조합원들이 겪었듯이 철도조합원들도 어려운 시간을 맞이할 것이다. 민주노총 역시 '강공 전환'이라는 정부의 태도변화 앞에 직면했다.
6·28 철도파업은 한국 노조운동에서 가장 사회공공적이고 적극적인 파업투쟁이었다.공무원연금 승계 문제가 있었지만, 투쟁의 기본목표는 '공공철도 건설'이었다.철도조합원들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철도사유화를 투쟁으로 막아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공공철도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는 △사회간접자본인 고속철도건설 재원의 국가책임 △철도안전을 위협하는 시설(유지보수, 개량사업)과 운영의 분리 반대 △노동자 참여적 공공이사회를 갖춘 철도특별공사 설립 등을 주장했다.
정부는 '명분없는' 파업이라고 했지만, 가장 명분있는 투쟁이었다. 그러나 6·28투쟁은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는 '일단' 현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세가지 벽을 넘지 못했다.
첫째, 파업투쟁을 준비하면서 핵심목표였던 '공공철도'의 내용을 사회화시키지 못했다.심지어 노동운동 내부에서도 철도노동자의 주장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했다. 파업을 앞두고'합의파기 책임' 공방이 핵심 이슈로 등장하면서 공공철도 내용이 중심으로 떠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기습공격도 예상 밖이었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6월에 입법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세인식의 오류였다.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는 법안처리를 지켜봐야 했다.
둘째, 합의파기 도덕성 공방을 효과적으로 넘어서지 못했다. 4·20 합의파기 책임을 둘러싸고 엄청난 광고전을 벌였으나 대통령까지 나선 융단폭격에 부도덕성 의혹이 노조 쪽으로 쏠렸다. 그 불똥은 파업복귀 결정과정의 '이면합의'설까지로 튀고 있다. 진실은 명백하다.4·20합의를 무참히 짓밟은 것은 정부다. 파업복귀 과정의 이면합의설도 동일하다.파업동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단순한 교섭가능성 타진은 있었으나 어떠한 논의도, 이면합의도 없다. 철도노조는 계속 '설'에 당했다. 하지만 도덕성 공방은 이후 역전의 계기일 수 있다. 비록 현장으로 돌아가지만, 도덕성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셋째, 철도집행부는 핵심직종 지부에 대한 지도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했다. 파업투쟁이 법안 통과를 막을 것이라고 생각한 조합원은 거의 없었다. 합의파기 책임을 노조에 덮어씌우는 정부에 대한 분노, 공무원연금권을 박탈당한 허망함, 공공철도에 대한 사회적 대의, 이것이 파업동력이었다. 파업투쟁 성패의 관건은 법안 통과 여부가 아니었다. 철도노동자의 분노를 알리고, 공공철도의 상을 사회의제화 한 후 조직적으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아쉽게도 핵심직종 지부들이 그 때까지 버티지 못하였고, 이에 집행부가 흔들렸다.
'민주철도노조'의 완성은 이 '철도현장의 특수성'을 넘어서는 데 달려 있다.따라서 다가올 '제2의 철도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세인식 긴장감 회복 △도덕성 공방에서의 우위 확보 △직종별 차이 극복 등의 세 가지 과제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사실상 노정 전면전…치밀한 준비 필요
민주노총 역시 정부가 철도파업을 계기로 사실상 노동계와의 전면전에 나섬에 따라 좀 더 적극적이고 치밀한 투쟁준비에 나설 필요에 직면했다.
당장 7월 파업찬반투표에 돌입하는 화물연대 투쟁에서 노정 정면충돌이 다시 한번 불거질 여지가 높다. 7월 한 달에 걸쳐 집중적으로 치러질 연맹·사업장별 임단협 투쟁에서도 철도파업을 계기로 사용자들의 대응이 좀 더 강력한 형태로 변화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지금과 같은 강경 국면을 틈타 임박한 7월 임시국회에서 주5일제 도입을 빌미로 한 노동법 개악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노총은 철도파업 경찰투입과 동시에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위원장 노숙농성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곧바로 철도파업이 종료됨에 따라 상황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해법은 하나뿐이다. 민주노총은 요구와 목표를 명확히 하고,아래로부터의 투쟁동력을 착실히 모아 임박한 7월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오건호/민주노총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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