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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안전한 고향길 철도노동자가 책임지겠습니다
철도노조

명절 잊은 철도노동자

“편안한 고향길 책임집니다”


‘명절이 설렌다고?’ 남의 얘기일 뿐이다. ‘귀성, 명절음식, 차례, 가족·친지들과의 만남?’ 포기한지 옛날이다. 명절이면 평소보다 더 바쁘다. 바로 철도를 움직이는 사람들 얘기다.

철도노동자들은 명절이면 더 긴장해야 한다.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할 일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명절에 쉬는 것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한다. 간혹 자신의 휴무일과 명절이 맞아 떨어지면 “로또에 당첨됐다”며 동료들의 부러움을 산다. 올해 추석도 예외가 아니다.
철도공사는 명절 대수송 기간인 9월21일부터 27일까지 KTX의 경우 총 126회(일 평균 18회)를 비롯해 새마을.무궁화호 368회(일 평균 53회)열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그만큼 이들이 담당해야 할 일이 늘어나는 것이다.

철도노동자들은 명절이면 더 긴장해야 한다.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할 일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차량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강대금(41)씨는 명절에 무감각해진지 오래됐다. 강씨의 고향은 전남 장성이다.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간 적이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고. 아이 셋과 아내만 형님 차편으로 내려 보내고 그는 늘 직장을 지켜야 했다.

“한해 두해도 아니고 이젠 그러려니 해요. 고향에 내려가야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친지들이나 친구들을 뵈는데 매번 내려가지 못하니 관계가 소원해 졌어요. 가족들에게 미안할 뿐이죠.”

명절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건 일이 많아진다는 것뿐이다. 열차 운행과 승객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고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긴장해야 한다고.
보통 하루에 한 팀당(15명) 98량 정도를 담당하는데 비해 대수송기간에는 보통 146량 정도를 책임져야 한다. 약 50% 가량 업무가 늘어나는 셈이다. 게다가 제일 난이도가 높은 임시열차 조성 업무까지 해야 하니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이 곤두선다. 일손이 부족해 팀장들까지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명절을 보내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집이 가까운 동료들이 명절음식을 가져오면 나눠먹으며 추억을 얘기하곤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3조2교대로 근무해 행복한 거예요. 예전에 맞교대로 근무할 때는 이런 여유도 없었거든요.”


KTX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진한(46)씨는 명절이 되면 마음이 더욱 무겁다고 말한다. 종손으로 조상들을 모시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송스러움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이 계실 때는 마음이 덜 불편했는데 지금은 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니 마음이 무거울 따름입니다. 특히 영주는 격식을 철저하게 지키거든요. 제가 못갈 때는 동생들이 아닌 장손인 제 아들이 제사를 모셔야 합니다. 애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제사를 지냈는데 처음에는 일일이 차례지내는 순서를 적어준 적이 있어요.”

김씨는 지금은 아예 10월 초로 시제를 지내는 시기를 못 박아 놨다고 한다.


강원도 영월이 고향인 정상돈(49)씨도 명절 때면 씁쓸하긴 마찬가지다. 정씨는 20년 가까이 새마을호와 KTX기장으로 근무해 왔다. 하지만 명절이 되면 여전히 허전함을 감추지 못한다. 애들과 아내만 고향으로 보내놓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나마 아이들이 좀 커서 지금은 수월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 업고 짐 들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가는 아내를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회상한다.

하루에 열차 24개가 추가로 투입되다 보니 KTX기장들의 경우 추석명절기간에 3백여명 대부분이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 KTX기장들은 대부분 난청과 시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기내 소음이 심할 뿐 아니라 모든 조작이 수동으로 진행되다 보니 기계와 신호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300킬로로 달리다 보니 중압감이나 피로도도 높다.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더욱 긴장해야 한다. 승차인원이 늘어나 제동거리도 달라지고 열차가 많이 투입되다보니 열차간격도 더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차량이라도 고장 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지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는 게 기장들의 얘기다.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겁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나마 남은 자부심도 무너지려고 해요. 점점 더 근무여건이 안 좋아집니다. 공사에서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기를 높여 줘야 합니다.”


신현경 / 노사저널 기자


2007년09월19일 12: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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