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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의 노동자 통제 시스템, ERP
철도노조
철도공사는 ERP가 구조조정과 노동자 통제 시스템이 아니라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올해 철도공사는 930명의 철도 노동자를 인력감축 하겠다면서 그것 역시 구조조정이 아니고 효율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각 직종의 외주화를 추진하면서 이것 역시 공사는 효율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선진철도’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철도공사가 이야기하는 ‘효율화’는 구조조정이며, ‘선진철도’라는 것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철도 노동자를 쥐어짜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아무런 분석과 평가도 없이 시작한 부실한 ERP를, 한번도 철도 ERP 구축 경험이 없는 삼성 SDS에 맡겨두고도 철도공사가 큰소리를 치는 것은 바로 그런 ‘효율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철도공사가 ERP를 통해 이루려는 ‘효율성’은 실질적인 효율성이 아니다. 철도공사가 이야기하는 ‘효율성’이란 ERP를 이용해서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비정규화, 외주화를 통해 모든 철도 노동자들을 기계의 노예, 돈의 노예, 평가제의 노예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철도 공사는 ERP와 구조조정이나 신인사제도와 무관하며, 노동자 통제와 감시를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ERP가 구조조정이나 노동자 통제와 무관하다는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현재까지도 공사측은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ERP가 얼마나 반 노동자적인 시스템인가 하는 것에는 국내외의 수많은 사례들과 연구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진행된 연구들을 보면 ERP가 어떤 감시 도구보다도 극악한 노동자 감시․통제 시스템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먼저 2003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9개 단체가 207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감시카메라나 전화도청․기록, 인터넷․컴퓨터 감시 등 감시시스템이 설치된 사업장보다도 ERP가 설치된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어떤 감시기구보다도 심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고용불안의 강도가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그 외에도 국내에서 노동자감시를 연구한 여러 논문들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볼 수 있는데, 논문들에 따르면 ERP는 어떤 전자감시보다도 극악한 노동 통제․감시 시스템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ERP가 구축된 사업장에서는 장기간 노동자들의 투쟁이 진행되었으며, 전교조에서는 1년간의 투쟁을 통해 네이스(NEIS: 교육 ERP 도입)을 저지하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이는 국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4년 프랑스의 기술 연구소에서 현재 철도공사가 선택한 SAP 패키지로 ERP를 설치한 사업장들에 대해 18개월 동안 연구한 결과 ‘ERP는 확실하게 노동자 통제․감시 기구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노동자 통제․감시’라는 특징 때문에 ERP가 실패하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철도 공사는 ERP가 대세라고 이야기 하지만, 현재 대세는 ERP의 실패와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한 철폐이다. 철도노조는 철도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일터에 남아있는 노동자들도 끊임없는 살인 경쟁과 강화된 노동강도에 짓눌려 죽어나가게 만드는 ERP를 철폐할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07년06월26일 23: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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