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끝자락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는 철도노동자가 있다.
엄동설한에도 천막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새마을호와 KTX 여승무원 동지들이 그들이다.
올해 마지막 금요일인 29일, KTX 여승무원들은 어김없이 촛불문화제를 열고 투쟁을 함께해 준 동지들과 숨가쁘게 달려온 한해를 되돌아 보며 내년의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KTX 를 지지하는 교수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누리에 빛이 되어 차별받고 억압 받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함께 하는 차별연구회 분들도 함께 하였다.
두터운 외투에 장갑을 끼고 모자를 썼지만 강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나 둘 어느덧 촛불에 비친 승무원들의 얼굴에 김이 서려 강추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부산 KTX 지부 1조 승무원들은 노래를 개사하여 시민들에게 따스한 선물을 전했다.
"외로워도 슬퍼도 참고 참지 울긴 왜 울어” 라는 구절의 노래를 부르며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해준 시민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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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연구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사회의 차별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하기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지금한 보상금을 KTX 투쟁기금으로 내놓았다. 차별연구회는 기금을 전달하면서 “처음 서울지역사무소에서 농성할 때 함께했었는데 장기간 이어질 줄은 몰랐다” 며 “포기하지 않고 차별을 해결하는데 노력해 준 KTX 승무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 "복직할 때 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하였다.
이날 문화제에 투쟁을 이끌어 온 민세원지부장이 처음으로 참석하였다.
민세원 지부장은 그동안 수배생활 때문에 집회나 행사는 물론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왔다. 민세원 지부장은 오랜 수배생활 기간 짜증도 나고 힘도 들고 지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또 “내년부터는 새로 충전된 기분으로 새로운 자세로 투쟁을 하자” 며 결의를 밝혔다. 그리고 “하루 빨리 KTX 승무원으로 돌아가 추운겨울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응어리를 풀어주자” 고 말했다.
이날 무엇보다도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린 것은 한 조합원이 동지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낭송이었다. 서울KTX 승무지부 김지원 동지는 1년여 동안 동지들과 투쟁해 오면서 평소 하고싶었던 말들을 편지로 담아 소개했다.
김지원 동지는 "피곤에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띠를 메야하고, 집회장에서 친구들이 결혼 한다는 소식을 들어야 하고, 호주머니는 학생시절처럼 가벼워지고 있다” 며 자신이 투쟁 하면서 느끼는 절망과 주변의 시선을 이야기 하였다.
또 김지원 동지는 용산역에서 철해투 숙소로 오며 정말 추웠는데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동지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지원 동지는 “지금의 시련은 우리의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며 “피할 수 없다면 당당히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건강하게 이겨내자”고 말해 추운겨울날 칼 바람을 따스한 목소리로 동지들의 마음을 녹여주었다.
2006년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상징으로 언제나 사회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KTX 동지들은 촛불문화제를 끝으로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동지들은 그 동안의 투쟁을 정리하고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가족들이 많은 힘이 되어주고 지지를 해주었지만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 때문에 일부러 집에 가지 않은 승무원들도 있었다.
이젠 활짝 웃으며 가족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맘만은 무겁기만 하다.
KTX에 이어 동일한 문제로 새마을 호 동지들이 천막을 지키며 연말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정규직의 고리를 KTX에서 끈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더 해진다. 그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전국 노동자동지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진리는 승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온 세상에 증명해 보이기 위해 KTX 동지들은 2007년 새로운 해와 더불어 이 자리에 다시 설 것이다. 그리고 그 옆에 든든한 우군으로 투쟁을 시작한 새마을 호 동지들과 3만 철도노동자가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